강원도 철원군 농가의 돼지 콜레라 발생이 돼지고기 수요감소로 이어지면서 가격 급락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19일 전국 주요 축산물 공판장 등에 따르면 전날 강원도 한 농가에서 발생한 돼지 콜레라 여파로 소비자들의 소비 감소가 예견되자 가격 폭락을 예상한 일부 양돈농가들이 서둘러 시장에 돼지를 출하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경남 김해 축산물공판장의 경우 하루 평균 980마리의 돼지가 출하됐으나 콜레라 발생 소식을 접한 19일에는 43% 가까이 늘어난 1천400마리가 나왔고 농협 중앙회 전남 나주축산물 공판장에도 평소 하루 평균 600-700마리 보다 100마리가 더 많이 출하됐다. 반면 시중에 돼지고기를 공급하고 있는 도축장 물량은 소비 감소가 예견되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충남 논산 축협의 경우 콜레라 소식이 들리기 전인 18일에는 1천279마리가 도축됐으나 19일에는 전날보다 적어도 100마리 이상 도축이 줄었고 날이 갈수록 물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19일 현재까지 돼지값은 대체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지역에서는 하락조짐을 보이고 있다. 충남지역 산지 돼지 값은 100㎏ 1마리에 20만2천원선으로 연초 18만7천원에 비해 10% 정도 오른 상태에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북지역도 마리당 21만원으로 보합세를 유지하는 등 전국적으로 볼 때 아직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세에 민감한 전남 나주축산물공판장의 돼지 값은 전날보다 ㎏당 100원 떨어진 2천800원에 거래됐고 경남 김해축산물공판장도 전날보다 200원정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돼지값 하락세가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돼지고기를 대량 소비하는 할인점, 백화점, 정육점 등에서도 소비둔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전 롯데마그넷 관계자는 평상시 돼지고기 매출이 하루 평균 600만원 안팎으로, 콜레라 소식을 접한 19일에도 판매에 큰 변화가 없다고 전제했지만 콜레라 여파가 계속될 경우 예전의 경험으로 미뤄볼 때 30%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축협목우촌 연수점 김우성(38)씨도 "19일 오후부터 손님이 줄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30% 소비 감소를 예상했다. 부산시 학장동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이 모씨(64)는 "아직까지 돼지값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일본 수출이 늦어지는 등 콜레라 여파가 장기화 되면 값은 떨어질 것"이라며 "콜레라가 발생하면 5-6개월간 돼지값이 폭락된 뒤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지는 만큼 정부는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주문했다. 콜레라 발생으로 가장 피해를 보게되는 양돈 농민들은 이 사태가 하루 빨리 슬기롭게 진정되길 바라고 있다. 충남 아산시 양돈협회 남성현 지부장은 "양돈 농가에서는 돼지 과잉출하에 따른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평소보다 출하를 줄이고 방역 활동에 밤낮없이 뛰는 등 콜레라 파동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며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는 맘놓고 먹을 수 있으니 국민들은 농민들의 어려움에 동참하는 뜻에서 소비를 줄이지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당국도 콜레라 방역에 농민들과 힘을 모으고 예정대로 강원도를 제외한 지역의 돼지 수출을 성사시켜야 한다"며 "한 농가에서 발생한 돼지 콜레라 사태를 확대하는 일 없이 냉정히 대처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편 농림부는 18일 강원도 철원군 김화읍 청양1리 한 농가에서 돼지콜레라가 발생, 99마리가 폐사됐다고 밝혔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우명.정학구.심수화.김인유.홍인철.임보연.송형일.김명균.박순기.박종국기자 lwm123@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