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혹은 현대인들에게 술과 담배는 어쩌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일 것이다. 지난 2월부터 담뱃값이 인상되면서 '이 기회에 담배를 끊겠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담배를 끊는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 나라 국민 3명 가운데 1명이 평생에 한번은 정신질환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중 니코틴중독과 알코올중독이 다른 정신질환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성의학자인 마스터스와 존슨에 따르면 40∼50대에 나타나는 발기장애는 상당수의 경우 과음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만성 알코올 중독증은 혈중의 여성호르몬 수치를 상승시키고 상대적으로 남성호르몬 수치를 감소시켜 발기장애는 물론 정자의 생산기능을 떨어뜨려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이 사정시간을 지연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알코올이 중추신경을 마비시킴으로써 지나치게 예민하거나 긴장에 의한 조루를 해소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질적으로 알코올은 성 능력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술의 알코올 성분을 분해하는 효소와 남성호르몬을 만드는 효소가 같은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과음을 하게 되면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총력을 기울인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남성 호르몬이 만들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니코틴의 피해도 알코올 못지 않다. 흡연은 만성질환의 근원일 뿐 아니라 성적으로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친다. 흡연은 발기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오래 전에 나왔으며 혈액공급을 방해해 발기시 음경내에 혈류의 공급을 막아 발기의 정도나 빈도에 영향을 미친다. 남성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지만 여성의 흡연 또한 성 기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질이나 음핵은 혈액이 충분히 공급돼야 성감이 발달하게 되는데 흡연으로 인한 혈액 부족이 여성을 불감증으로 만들기도 한다. 현대의술이 발달하면서 발기부전, 조루, 왜소증 등의 성기능 장애는 간단한 치료만으로 해결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건강한 몸,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서는 스스로의 노력도 매우 중요하다. 술 담배를 절제하는 것은 자신의 몸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할 수 있다. 정력에 좋다면 보호동물도 마다하지 않고 먹어치우는 남성들. 그들에게 선언하노라. 술 담배가 정력에 치명적이란 사실을. 강경훈 <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전문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