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도시환경 대표 최규선씨의 청탁 수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다 해외로 도피한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 총경(52)과 최씨의 커넥션이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최 총경이 지난 12일 밤 최씨와 서울 강남의 모 호텔에서 '대책회의'를 가진 뒤 출국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배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최 총경이 지난해 1월 중순께 대통령 3남 김홍걸씨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된 S건설 사기사건 수사를 지시한 것으로 밝혀져 '청부 수사'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최 총경이 최씨와 알게 된 것은 지난해 98년 8월 마이클 잭슨 공연 사기를 수사하면서부터. 최 총경은 마이클 잭슨 국내 공연 추진과 관련, 사기 혐의로 최씨를 수사하고 영장까지 신청했으나 최씨가 검찰에서 무혐의로 풀려나자 이후 친분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최 총경과 최씨의 연루 의혹은 △타이거풀스 주식 보유 여부 △최씨의 청탁에 따른 S건설사 유모 이사 내사 △지난해 5월 의약품 납품비리 사건 수사에서 당시 최씨의 부탁에 의한 모 병원 선처 등이다. 최 총경의 '청탁 수사' 여부의 일단을 가늠케 하는 것은 지난해 1월 최씨와 연관된 S건설 사기 사건을 직접 지시했다는 사실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최 전 과장이 지난해 1월 중순께 특수수사과 3반장에게 메모지에 이 회사 손모 회장의 전화번호를 적어주며 '최모씨 등 3명이 손 회장에게 군 공사 1천6백억원 상당을 수주해 주겠다고 속여 10억원 정도를 사기했다'며 수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시는 최씨가 건설 일을 봐주기로 하고 S건설로부터 돈과 법인카드 등을 받은 때로, 최 총경이 최씨로부터 모종의 청탁을 받고 수사에 착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씨의 전 비서 천호영씨도 "최씨가 뒤를 봐주기로 하고 S건설로부터 많은 돈을 받았으나 일이 잘 안돼 유모 이사가 돈을 돌려 달라고 하자 최씨가 '유 이사가 김홍걸씨 이름을 팔고 다닌다'며 최 총경을 시켜 수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최 총경이 최씨와 '대책회의'를 가진 뒤 홍콩을 거쳐 인도네시아로 출국한 배경은 베일에 싸여 있다. 경찰은 최 총경이 최종 목적지를 딸네 부부가 사는 호주 또는 친척이 있는 미국으로 삼을 것으로 보고 부인 등 가족을 통해 귀국을 설득하는 한편 인도네시아 주재관을 통해 소재 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