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세계무역기구)뉴라운드에 대비해 쌀의 고급화와 함께 생명공학기술(BT)을 통한 과일 채소 축산물 등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데 힘을 쏟을 때입니다" 최근 설립 40주년을 맞은 농촌진흥청의 정무남 청장은 "우리 농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세계 최고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방법밖에는 없다"며 "이를 위해선 복제소 파동 등으로 주춤해진 농업 생명공학기술 개발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기술은 유전자 재조합 및 형질전환체 육성 등 실용화 분야에선 선진국 수준과 비슷하지만 유전체 분석 등 기초분야는 한참 뒤떨어진 상태다. 실제 과기부 조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생명공학 수준은 세계 14위로 미국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13위)보다 뒤처져 있다. 따라서 정 청장이 지난 2월 취임 후 가장 역점을 둔 곳은 바로 생명공학 분야다. 그는 취임후 1개월만인 지난달 7일 농업과학기술원 등 10개 전담 연구조직중 기존 생물자원부를 확대 개편해 농업생명공학연구원으로 승격시켜 생명공학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이끌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2001년부터 국내 산·학·연 전문연구인력이 대거 참여한 국책사업인 '바이오그린21사업'도 5대 핵심분야 20개 프로젝트를 선정,2010년까지 6천6백80여억원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정 청장은 "2010년까지 바이오그린21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우리나라는 세계 5대 농업생명공학기술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된다"며 "이 기술을 제대로 응용하게 된다면 생산성 증대와 경쟁력 향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연간 1백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쌀 가격 하락과 재고 급증 문제와 관련,그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외국산 쌀을 이기기 위해선 생산비 절감과 품질 경쟁력 확보를 통한 질적 차별화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고품질 품종의 확대·재배 △질소비료 50% 줄여주기 △완전미 생산 등 생산단계부터 소비단계까지 지속적인 품질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기능성 쌀과 다양한 가공 및 편의식품 개발을 위해 식품개발연구원 등과 프로젝트별 공동 연구도 추진키로 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