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결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노동운동에서 대화와 협력의 노조운동으로 변화할 수 있는 기틀이 됐으면 합니다" 29일 열린 서울지하철공사 노조위원장 선거에서 제11대 위원장으로 선출된 배일도(裵一道. 51) 현 노조위원장은 향후 노동계에 대한 바람을 이같이 밝혔다. 배 위원장은 87년 초대에 이어 9,10대까지 3차례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2000년 1월 '무쟁의 교섭'을 선언, 2년 연속 무파업 합의를 이끌어온 데다 2001년도 임.단협도 지난달 3일 파업 예정시한을 하루 앞두고 타결지었으나 지난달 22일 열린 조합원찬.반투표에서 불신임됐다. 그는 선거 결과에 대해 "조합원들의 집행부 불신임은 임.단협안에 대한 문제였지 집행부 자체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며 "새로운 변화를 추진한다는 것이 힘들고 어려운 과정이지만 시대 변화에 맞게 행동하면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결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지하철노조 운영과 관련, "지금까지 추진해 왔던 새로운 시대에 맞는 노조운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 조직과 운영을 좀 더 분명히 해나갈 계획"이라며"여기에는 '무쟁의 교섭' 입장을 계속 견지해 나간다는 것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업계획 철회를 이끌어냈던 2001년도 임.단협안도 일부 내용 수정을 제외하고 큰 골격은 그대로 유지된 채 계속 진행될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또 "이번 선거 결과, 당장 노동운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정서적으로 나 내용적으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공공부문의 경우 서구의 합리주의에 기초한 대결주의 원칙의 노동운동에서 새로운 대화와 협력의 노동운동, 즉 자율.상생적 노동운동으로 변화하는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 위원장은 "단위노조의 변화를 노동계 전체가 깊이 있게 고민해서 누구 하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과 조직, 국가 전체를 위해 시대변화에 맞는 새로운 노동운동으로 탈바꿈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