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기관으로부터 외자유치를 받는 것처럼 속여 국내 유명 인터넷벤처기업의 주가를 조작, 6백억원대의 평가차익을 얻은 전 종금사 임원이 검찰에 구속됐다. 서울지검 형사9부(신남규 부장검사)는 28일 코스닥에 등록된 인터넷 기업 골드뱅크의 해외전환사채(CB)를 매입하면서 해외투자자가 인수하는 것처럼 위장, 주가상승에 따른 차익을 챙긴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중앙종금 전 상무 최재영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최씨가 당시 중앙종금 회장 김모씨와 공모해 주가상승을 유도한 혐의를 포착, 김씨 등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홍콩 등지로 도피, 체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등은 지난 99년 4월 중앙종금 자금으로 말레이시아 라부안의 '뱅가드'와 '드렉슬러'라는 2개의 페이퍼 컴퍼니(서류상 회사)를 통해 골드뱅크의 22회 해외전환사채(7백만달러 상당)를 매입한 뒤 골드뱅크로 하여금 해외투자 유치에 성공한 것처럼 공시토록 한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최씨 등은 당시 드렉슬러 등 2개 페이퍼 컴퍼니에 이사로 등재하고 골드뱅크와 드렉슬러 간에 전환사채 투자 의향서와 인수계약서에 서명한 뒤 골드뱅크는 그해 4월26일 이를 공시했다. 다음날 중앙종금은 김씨가 대주주로 있는 S창업투자에 어음매입 방법으로 83억5천만원을 대출했으며 S창업투자는 이 돈을 뱅가드가 발행한 변동금리부사채(FRN) 7백만달러를 매입하는데 사용했다. 뱅가드는 사채발행 대금으로 다시 드렉슬러가 발행한 7백만달러의 FRN을 샀고 드렉슬러는 이 돈으로 골드뱅크가 발행한 해외CB를 매입했다. 결국 중앙종금이 골드뱅크의 CB를 산 셈이다. 그러나 '외자유치'라는 공시가 나간 뒤 골드뱅크 주가는 급등했고 드렉슬러는 그해 6월2일 해외 CB를 3백35만주의 주식으로 전환, 83억원을 투자해 6백60억원의 평가차익을 얻었다고 검찰측은 설명했다. 서욱진.이상열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