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년째 방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상선(47)씨.그는 방청 아르바이트 덕분에 주부우울증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자 저도 모르게 우울증이 생겼어요. 운동도 해보고 취미활동도 이것저것 시작했 보았으나 이상하게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그러다가 친구 소개로 아침 교양 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기분이 한결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방청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 씨는 방송 현장에서 기쁜 이야기에 신나게 웃고 슬픈 사연에 마음껏 눈물을 흘리다보니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일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처음에 이 씨가 방청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을 때 이 씨의 남편는 여느 남자들처럼 주부가 가정을 지켜야한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이 씨의 변화가 느껴지자 시댁 식구들이 먼저 그의 방청활동을 적극 권장했다. "요즘엔 저녁 녹화가 있을 때면 남편이 데릴러 오기도 해요. 아이들 둘도 TV에 나온 제 모습을 보며 좋아합니다" 현재 이 씨는 KBS "아침마당"을 비롯해 홈쇼핑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방청객으로 참여하고 있다. 감정 표현이 뛰어난 이 씨는 TV화면에 자주 얼굴을 비쳐지곤 한다. 또 홈쇼핑 프로에선 즉석에서 보조 출연자로 선발돼 음식맛을 보거나 건강 상품을 테스트해 보기도 했다. 이렇게 TV에 자주 나오자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도 안부 전화가 걸려와 사는 맛이 난다는 게 이 씨의 설명이다. 이 씨는 "방청 아르바이트를 통해 평소 접하기 어려운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어요. 박사님들과 교수들을 만나는 것이 주부들에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방청객들이 단순한 "박수부대"가 아니예요. 방청객들은 방송의 한 장식품이 아니라 적절한 감정표현을 통해 제작진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을 전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