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북 회령시와 온성.무산.선봉.명천군, 함남 함흥시.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주재 스페인 대사관에 진입, 한국행을 요구하다 중국에 의해 추방돼 사건발생 닷새만인 18일 오후 서울에 안착한 탈북자 25명 모두가 북한에서 비교적 오지인 함경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이처럼 함경도 출신 탈북자들이 많은 것은 이 지역이 북한을 탈출하기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여건인데다가 경제적으로 다른 지역보다 상당히 낙후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선 지리적으로는 함경도와 중국의 국경을 이루고 있는 두만강의 수량이 워낙적어 어린아이까지도 쉽게 건널 수 있다는 것이다. 한 탈북자는 "두만강은 강바닥만 살짝 젖어 있을 정도다"며 "북한 당국은 두만강 국경지대에 1m간격으로 초소를 설치, 군인들이 경계중이지만 말 뿐이어서 가족이 함께 탈출하기에 유리한 지형"이라고 말했다. 또 함경도 지역이 북한의 변방 지역이어서 식량 등 중앙으로부터의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점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 지역민들의 탈북을 부추기는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이 지역 어른들은 상당수가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집을 나가 죽거나 행방불명되기 일쑤이고 집에 남은 아이들을 부모를 잃고 집없이 떠돌아 다니는 고아로 전락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해지고 있다. 통일연구원이 최근 펴낸 올해 「북한인권백서」에 따르면 함경도 등 북한 북부 변경지역에는 가족이 모여서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가정이 많지 않고 생활이 향상될 때까지 뿔뿔이 헤어진다는 증언까지 기록되어 있다. 이 같은 요인들로 인해 최근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 이탈주민의 대부분이 함경도 출신이라는 후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탈북자의 남한 사회 적응교육기관인 '하나원' 입소자의 75%가 함경도 출신이고 이중 60%가 함경북도 출신"이라며 "경제난이 심화될수록 두만강을 넘는 이 지역 출신 탈북자의 숫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장용훈기자 jy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