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탈북자 25명을 태운 마닐라발 대한항공 KE622편(기장 권세원)은 2천852㎞를 날아 이륙 3시간50분만에 인천공항에 활주로에 안착했다. 여섯 가족과 고아소녀 2명 등으로 구성된 탈북자 일행은 여객터미널 2층 동쪽 맨끝 9번 게이트에 접현한 항공기에서 다른 승객이 모두 내린 뒤 차례로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탑승게이트를 꽉 채운 6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과 마주치자 일순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으나 곧 여유를 되찾고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0..베이징 주재 스페인대사관에 진입했을 때 입었던 겨울옷과 모자를 벗고 가벼운 점퍼나 캐주얼한 양복, 운동복, 청바지 등으로 갈아입은 탈북자 일행은 각각 옷가지를 담은 비닐백을 하나씩 지참하고 게이트로 들어왔다. 탈북자들중 일부는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다소 쑥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으며, 나이가 어린 한 소녀는 불안이 가시지 않은 듯 시종 엄마손을 놓지 않았다. 탈북자들 얼굴은 장시간 비행과 긴장된 나날로 인해 피로한 기색이 역력했으나 꿈에 그리던 한국에 도착했다는 생각에서인지 안도하는 표정이 엿보였다. 0..탈북자중 고아로 알려진 김 향(16)양은 한국행 결심 배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이가 어리고 배운 것도 적어 꿈을 이루기 위해 한국에 오게 됐다"고 또박또박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김양은 `그 꿈이 무엇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답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이에 비해 키가 작은 김양은 많은 사람앞에 나서는 게 부끄러워서인지 얼굴을 붉히기도 했고, 답변중 1-2차례 울먹이기도 했다. 0..이들은 취재진을 향해 10여분간 포즈를 취하고, 몇 가지 질문에 답한 뒤 공항특수경비단의 호송을 받으며 10여m 떨어진 귀빈 전용통로를 통해 한국에 정식 입국했다.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들이 관련법상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에 별도의 비자없이 주중대사관이 발급한 여행증명서에 대해서만 사전 심사를 하고 곧바로 입국을 허용했다. (영종도=연합뉴스) 고웅석 이충원 이상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