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경기도 5개 지역 고교에서 평준화가 실시된 이후 성남지역 일부 고등학교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성적에 따라 학급을 나누는 이른바 '우열반'을 편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성남지역 고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고교 평준화 재배정 파동을 겪은 '기피학교'와 사립학교 3∼4곳에서 신입생들의 학력을 기준으로 우열반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른 학교에서도 학부모들의 거센 요구를 무시하지 못해 성적우수생들로 '특수반' 편성을 검토하는 등 점차 다른 학교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행 7차 교육과정에서는 국어.영어 등 일부 과목에 한해 수준별 이동수업을 권장하고 있으나 아예 상설적으로 학급을 편성, 운영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다. 성남 A고교의 경우 지난달 신입생 예비소집 때 부터 특수반 편성을 학부모들에게 공지한데 이어 입학과 함께 학력우수학생들로 3개 학급을 편성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이 같은 사실을 시인하면서 "평준화로 인해 학력차가 300점 만점기준으로 100점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어 수준별 학급편성이 불가피했다"며 "그러나 부정적인 의견도 많아 조만간 학부모 회의를 통해 개선책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고교측도 "수준별 이동수업이 현실적으로 운영하기 쉽지않아 우수반 2개 학급을 포함, 능력별로 학급을 편성했다"면서 "7차 교육과정 수준별 수업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해달라"고 밝혔다. 이 학교 한 교사(43)는 "이미 교육당국이 전학을 허용, 평준화 원칙을 훼손하고 학교존립마저 위태롭게 한 마당에 학교측으로서도 학부모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자구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전학파동을 겪은 이들 고교와 달리, C고교 등 일부 사립학교에서도 2∼3개 학급의 학력우수반을 편성,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논란이 확산되자 경기도교육청은 학력수준별 이동수업을 제외한 일체의 우열반 편성을 금지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이런 가운데 교원단체 및 학부모단체에서는 "명백히 고교평준화 원칙에 어긋난다"며 비판하면서도 학부모들의 여론과 현실적인 대안부재 등을 들어 입장표명을 유보하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