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으로 교단을 떠나는 노교수가 평소 보관해온 장서와 함께 장학금을 쾌척했다. 주인공은 지난달말 정년퇴임한 중앙대 동물자원학과 정영채 명예교수(65). 정 교수는 그동안 보관해온 수의학 및 축산학 분야 장서 2천여권을 학교 도서관에 기증하는 한편 '후학양성을 위해 써달라'며 퇴직금의 일부인 2천만원을 내놓았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뒤 70년부터 중앙대에서 몸담아온 그는 80년대 중반 토끼 체외수정을 국내 최초로 성공시킨데 이어 한국 수정란 이식학회 회장과 한국축산학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꾸준한 연구성과를 내온 한국 축산학계의 원로. 정 교수가 이번에 학교측에 전달한 장서 중에는 관련 분야 외국 저널이 상당수이며 40,50년대의 일본축산학회지나 정 교수가 직접 원본을 제본해 둔 것 등 희귀본도 상당수 포함돼 있다고 한다. 학교측은 정 교수가 기탁한 기금으로 그의 호를 딴 청은(靑隱) 장학금을 설립,운영키로 했다. 장욱진 기자 sorina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