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9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월드컵 개최도시들의 관광 수용태세가 여전히 미흡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관광부는 지난 1월26일부터 29일까지 4일 동안 서울과 부산 등 월드컵 10개 개최도시의 경기장 등 주요 시설 등에 대한 모의관광을 실시한 결과 각종 안내표지판 부족, 다중이용시설의 외국어방송 미실시, 택시 부당요금 청구 등의 문제점이 드러났다고 4일 밝혔다. 특히 중저가 숙박시설인 월드인(World-Inn) 지정업소의 경우 대부분 뒷골목에 위치해 있는데도 불구, 유도표지판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찾아가는데 어려움이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밖에 월드컵 경기장의 안내체계 및 홍보관 운영 미흡, 음식업소의 두루마리화장지 사용, 공중화장실 등 다중이용시설의 위생상태 불량 등도 개선돼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이번 모의관광에는 문화부와 한국관광공사 직원, 외국인 등 모두 52명이 참여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대부분 월드컵 개최도시들이 외국어 통역 자원봉사자를 확충하는 등 관광수용태세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지적된 사항에 대해서는 해당 지자체와 협력해 월드컵 개막전까지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개최도시별 지적사항을 요약정리한 것이다. ▲서울 : 경기장 앞에 주변안내도가 2개밖에 설치돼 있지 않는 등 주변 관광안내지도 및 안내표지판이 절대 부족함. 경기장 내 월드컵 홍보관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90%가 중국인임에도 불구, 중국어 안내표지판이 설치돼 있지 않음. 월드인 콜센터에 대한 지정숙박업소들의 인식부족으로 운영상태가 미흡함. ▲부산 : 택시기사들이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는 것은 물론 시 전역에서 호객행위를 일삼아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함. 해운대 주변 횟집의 호객행위도 심각한 수준임. 경기장 교통안내, 경기장 주변 관광지 정보 등 관람객 편의를 위한 시스템이 거의 없는 실정임. ▲대구 : 대구공항 내 관광안내 단말기에 대한 안내표지판이 부족한데다 단말기자체의 정보도 부실해 관광안내에 크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음. 경기장내 외국어 표기오류도 발견됨. ▲광주 :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의 경우 우리문화를 사실감 있게 표현해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내용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외국어 안내판이 전혀 비치돼 있지 않았음. 택시기사들의 서비스 정신이 부족하며, 승객의 동의없이 합승을 하는 사례도적발됨. ▲대전 : 대전역은 아직까지 외국어 방송을 실시하지 않고 있음. 대전역 화장실의 위생상태도 매우 불량함. 경기장 안에 관광안내소가 설치돼 있지 않았으며, 출구(Exit)에 대한 영문표기도 'Outlet'으로 잘못돼 있음. ▲인천 : 택시 이외에 다른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기가 매우 불편함. 강화도 고인돌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으나 주변이 제대로 정비돼 있지 않음. ▲수원 : 경기장 내에서만 외국어 표기 오류가 18건이나 적발됨. 시내 주요식당에 외국어 표기 메뉴판이 거의 비치돼 있지 않음. ▲울산 : 택시 부당요금 청구 사례가 적발됨. 울산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한택시의 경우 승객 1인당 1만원의 요금을 청구함. 울산 시외버스터미널에는 관광안내소가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요금표 등에 대한 외국어 서비스도 실시되지 않고 있음.터미널 화장실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좌변기가 하나도 없음. ▲전주 : 월드컵 홍보전시관에 대한 안내표지판이 부족한데다 홍보전시관에는 외국어 운영요원도 배치돼 있지 않음. 홍보전시관내 기념품판매코너도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음. ▲서귀포 : 제주도의 대표적 관광지인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여미지식물원에 외국어 안내표기가 거의 없음. 지정숙박업소 인근 식당들이 외국어 메뉴판을 비치하지 않는 등 외국인 관광객 맞이에 소홀함. 야간에 즐길만한 놀거리가 거의 없음.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sim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