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히고 밀리면서 지각하느니 차라리 집에 가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에 회사근처 후배집에서 자고 출근했습니다" 집이 있는 부평역과 회사가 있는 강남역 사이를 국철과 지하철 2호선으로 출퇴근 하는 정민식(31)씨는 철도노조의 파업 첫날이었던 25일 오후 귀가하지 않았다. 철도노조의 파업 때문에 1시간이나 지각해 25일 월요일 오전 주간회의에도 참석하지 못했던 정씨는 26일 계약사와의 회의를 앞두고 집에 갔다가는 또 지각할 것 같아 후배에게 신세를 졌다. 지각하지 않기 위해 여관에서 하룻밤을 잔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후배집이 있는정씨의 경우는 그래도 사정이 나은 편. 철도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사무실과 빌딩이 몰려 있는 강남지역 빌딩가 인근의 숙박업소와 사우나업소도 정씨처럼 집에 들어가지 못한 직장인들로 때아닌 '파업특수'를 누렸다. 50여개의 객실이 있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P모텔은 평일의 경우 투숙률이 25% 정도였지만 25일 밤에는 30여개의 객실에 손님이 들었다. 인근 S, M, G 모텔도 평소 평일보다 2배 가량 투숙률이 높아졌으며 사우나업소도 평소보다 2배이상 많은 손님들로 뜻밖의 수익을 올렸다.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사우나는 1만원 안팎의 이용료 덕에 값싸게 하룻밤을 보내려는 직장인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P모텔 업주 황모(45)씨는 "주로 넥타이를 맨 직장남성들이 2-3명씩 들어와 자고가는 경우가 많았다"며 "일부 손님은 파업이 끝날 때까지 투숙이 가능한지 물어 보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