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경제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은행 경기본부가 경기지역 기업체 31곳과 금융기관 8곳, 대학.연구소.자치단체 등 48개 기관을 대상으로 최근의 경제동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제조업은 주력업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침체국면을 벗어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반도체 가격이 상승세를 타면서 주력 품목인 128Mb SD램의 현물시장 가격이 4달러 수준에서 안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은 올들어 경기회복 기대감 등에 힘입어 내수 및 수출이 모두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컴퓨터 산업은 윈도XP 출시와 펜티엄Ⅳ 수요증가로 지난해 11월 이후 매출이 매달 10~50% 늘어나고 있다. 통신기기와 가전제품 등도 수출호조와 특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백화점과 대형할인점은 구매자들의 소비심리 호전에 따라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명품, 고급 수입브랜드 등 고가품 위주의 매출 신장세가 두드러져 소득수준에 따른 소비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건설경기 역시 부동산 가격상승과 공급물량 확대 등에 따라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전반적인 체감경기는 기대에 못미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권은 올들어 수신금리 인상으로 단기성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 예금이 호조를 띤 반면 은행신탁상품의 수신고는 감소했다. 여신은 기업시설자금 대출 부진 속에 아파트 담보대출을 위주로 한 가계대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최윤찬 차장은 "주요 산업과 금융권에서 경기전망이 밝게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국제경제의 흐름을 낙관하기 이른 상황이어서 회복 속도는 수시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박기성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