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세풍' 사건의 주역인 이석희 전 국세청 차장이 한국 정부의 송환 방침에 절대로 응하지 않겠다는 속내를 강력히 시사하고 나섰다. 이씨는 19일 한국계 미국인으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활동하는 현태훈 변호사와 문경태 변호사를 추가로 소송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현 변호사와 문 변호사는 지난 15일 이씨가 체포된 직후에 선임한 데이비드 다지 변호사와 함께 이날 오후의 인정 심리에 앞서 이른 아침 이씨를 교도소로 면회하고 두 시간 반동안 법정 대응 전략을 깊숙이 논의했다. 이로써 변호인단은 다지 변호사와 이름이 같은 그의 아들을 포함해 4명으로 늘어났으며 변호인단 보강은 강력한 법정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이씨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씨는 이날 오후 3시(한국 시간 20일 새벽 5시) 그랜드 래피즈의 미시간주 서부연방지법에서 열린 심리에서도 한국 정부가 제시한 혐의 사실을 조지프 스코빌 판사가 낭독하자 고개를 가로 저었고 재판 도중 방청석을 돌아보며 맞잡은 두 손을 치켜 드는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소송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는 제스처를 썼다. 현 변호사는 "기초 조사에 의한 것만으로도 체포 과정과 송환 요구에 상당한 무리가 드러났다"고 주장하고 "증인과 증언 확보 등 할 일이 많지만 도와 주려는 사람도 많다"며 법정 공방의 장기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씨의 친형인 이명희씨는 "동생은 무조건 무죄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정의가이길 것"이라며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해 법정 투쟁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랜드 래피즈(美미시간州)=연합뉴스) 이도선 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