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전화 부스처럼 인적이 드문 곳에 설치된 금융기관 현금 지급기(일명 `나홀로 현금 지급기')가 잇따라 털려 경찰이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15일 오전 4시 30분께 경북 영주시 휴천동 현대1차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된 농협 현금지급기에서 돈 통 3개 가운데 현금 1천600여만원이 든 1개가 없어졌다. 발견 당시 현금 지급기는 뒤쪽에 설치된 키-박스가 공구로 파손된 상태였고 현금 지급기를 수납하고 있는 부스 뒤쪽 철판도 부서져 있었다. 경찰은 사설 경비업체가 설치해 둔 경보장치의 경보음을 듣고 불과 수분만에 현장에 출동했으나 범인 검거에는 실패했다. 앞서 지난 10일 오전 7시께도 경북 칠곡군 왜관읍 금산리 왜관공단 내 중소기업은행 현금자동지급기에서도 이와 유사한 수법으로 현금 200만원이 든 돈통이 털렸다. 경찰은 이들 두 사건이 공통적으로 경보가 울린 뒤 불과 2-3분만에 범행이 마무리됐고 경보 장치가 부스 안에 있는 현금 지급기 자체에만 설치된 점을 이용한 점등으로 미뤄 경비 시스템을 잘 아는 최소 2인 이상의 동일 수법 전과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경찰은 조만간 도내 금융기관 관계자들과 사설 경비용역업체 관계자들을포함,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열어 현재 현금 지급기 자체에 설치된 경보장치를 현금지급기를 수납하고 있는 부스에도 설치토록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금 지급기 외부 부스에 경보장치를 설치할 경우 잦은 경보 발령으로 경비원들이 그때마다 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설 경비업체들이 부스 보다는 현금 지급기 자체에만 경보장치를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내에는 모두 251개소에 각급 금융기관들이 설치한 현금지급기 471대가 가동중이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사람의 왕래가 적은 곳에 설치된 일명 나홀로 현금 지급기여서 심야에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경찰은 분석했다. (대구=연합뉴스) 이덕기기자 duc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