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내부인사문제로 심각한 내홍에 휘말리고있다. 4일로 예정되었던 검사장급 이상 검찰고위직 40명에 대한 인사가 연기되면서 내부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있다. 대검 주변에서는 "이명재 총장이 안팎의 압력에 강력히 반발,거취문제를 심각하게 고려중인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나돌고 있다. 이 총장체제를 받겼던 일선검사들이 연판장을 돌릴지도 모른다는 괴소문이 나도는등 검찰 인사파동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내부 알력 등으로 지난 4일 오후로 예정되었던 송정호 법무부장관의 검찰간부 인사안 결재를 위한 김대중 대통령 면담이 취소됐다. 특히 최경원 전 법무부장관도 지난달 17일 이 총장 취임후 인사쇄신안을 대통령에게 결제받으려고 했으나 무산되었으며 그후 경질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내부에선 "이렇게 이상한 인사는 처음이다", "정치권이 아직도 정신못차린 것 아니냐"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편 검찰주변에선 총장 취임 20일이 지나도록 고위간부인사가 지연된 적이 없었다며 이로인해 검찰업무에 사실상 공백이 생기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어떤 인선이 이뤄지든 인사후 적지않은 "후폭풍"이 있을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검찰인사가 이처럼 난기류에 휘말린 것은 정권실세와 가까운 특정지역 출신 검사들의 보직문제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출신 이 총장이 임명되면서 부실수사 책임자 문책과 탕평 인사가 추진됐으나 현정부의 호남출신 일부 간부들이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4일께 단행될 인사에서 검찰 수뇌부는 "검찰내 2인자"에 김승규 법무부차관을 내정하고 서울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장,대검 중수.공안부장 등 "빅4"에 사시 14~15회를 기용하는 방향으로 짜여졌었다. 그러나 김학재(사시 13회)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이 법무부 차관으로 복귀하고 청치권에서 사시 13회 호남출신인 정충수 수원지검장을 서울지검장 후보로 밀면서 인사안이 헝클어지게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법무차관과 대검 차장에 호남 출신을 기용할 경우,법무장관의 전격적인 교체와 함께 이 총장에 대한 견제용이 아니냐는 검찰 안팎의 비판이 대두되었다. 즉 김수석이 법무부차관에 임명되면 법무부 장.차관,검찰총장,차장 등 수뇌부 4명중 3명이 호남출신으로 배치되게 된다. 이에 대해 이명재 총장을 비롯한 검찰내부에서 반대가 있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