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조직이 과거와는 달리 모습은 거의 드러내지않고 금품을 갈취하는 기업형 조직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음이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송악파 두목 장 모(수배중)는 천안 모 스포츠협회 간부와 중앙일간지 지부장을 맡으며 겉으로는 지역의 유지와 합법적인 사업가로써 행세해왔다. 조직원들도 건설업자, 보안업체 사원, 인테리어 업자, 회사원 등으로 위장, 철저히 은폐해 왔다. 특히 이들 조직은 경쟁조직과 세력다툼이 벌어져도 검찰과 경찰의 개입을 피하기 위해 물리적 충돌을 자제하는 대신 ''상호 타협''의 담보로 조직원들의 손가락을잘라 교환하는 ''잔혹함''과 ''치밀함''까지 보였다. 조직 내부에서도 두목에 대한 충성심을 보이려고 조직원이 손가락을 잘라 바치도록 강요, 부하들이 보는 앞에서 부두목 윤 모씨는 자신의 손가락을 직접 잘라 두목에게 바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조직자금을 마련하려고 곳곳에 합법을 위장한 사무실을 차려놓고 1만2천원짜리 저질 숙취해소음료를 30만-40만원씩 받고 유흥업소에 강매하는 방법으로 금품을 갈취해왔으며 마약 유통, 청부폭력 등 온갖 갈취 행각을 벌여왔다. 공사현장의 이권 개입에도 나선 이들은 천안시 북부지역 아파트 공사와 관련 입찰장소에 행동대원을 보내, 송악파 조직원임을 과시하고 참가자들에게 응찰을 포기하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이들은 또 대기업이 연수원 부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토지 분쟁에 개입해 해결 사례비로 1억원을 받아 조직의 운영자금으로 챙기는 등 분쟁 중인 토지 브로커들 사이를 오가며 해결 명목으로 양쪽에서 모두 사례비를 챙기는 ''기만함''을 드러내는 등 돈이 될 만한 일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 밖에 무술 실력이 뛰어난 중고생을 선발하여 조직원으로 가입시키고 기수별로 조직의 기강을 잡으려고 폭행을 가하거나 기합을 주는 한편 흉기를 다루는 방법등 을 가르치기도 했다. 또한 조직의 장악을 위해 매주 한차례씩 조기 축구회 모임을 빙자, 모임을 갖거나 경찰의 눈을 피해 타지역에서 단합대회를 개최하여 신규 조직원 환영식과 기강확립의 계기로 삼기도 했다. 최용훈 검사는 "이번 수사과정에서 폭력조직이 지역경제마저 장악하는 양상으로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세청 등 유관기관 협조 조직자금의 흐름과 조직원 모집상황 등을 추적해 조직폭력배가 사회에 발 붙이지 못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연합뉴스) 정태진기자 jt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