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과 같은 포근한 영상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우려했던 해빙 안전사고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9일 오후 1시 30분께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리 구곡폭포(높이 47m)에서빙벽등반을 하던 하관성(38.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씨가 갑자기 무너져내린 50여t의 얼음덩이에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사고는 일행 3명과 함께 구곡폭포를 찾았던 하씨가 10여m가량 빙벽을 오르던 중 포근한 날씨로 빙질이 약해진 얼음덩이가 쏟아져 내려 일어났다. 사고 현장에는 참사를 말해주듯 얼음위로 선혈이 흩어지고 바위만한 얼음덩이수십개가 쌓여 있었다. 경찰은 최근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안쪽으로 물이 흐르는 빙벽이 녹으면서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겨울철 빙벽타기로 유명한 구곡폭포에는 매년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관리사무소가 지난 연말 낙빙사고 경고 안내문을 부착해 놓았으나 행락객에 대해 실질적인 통제가 이뤄지지 못했다. 구곡폭포 관리소측은 "최근 비가 내린 뒤 얼음기둥이 많이 약해져 빙벽타기를말리고 안내문을 부착했으나 직접 통제할 권한이 없는데다 등반객들이 듣지 않아 사고 가능성은 많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주부터 이상고온이 이어지면서 외지 행락객들이 깊이 수십m의 소양호 상류지역에서도 승용차 등을 얼음판으로 끌고 들어와 빙어잡기에 나서면서 해빙안전사고에 무방비 노출돼 있으나 관계기관이 뒷짐만 지고 있다. 또 주말마다 수도권 등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춘천호와 의암호에도 요즘 포근해진 날씨에 얼음두께가 얇아지고 빙어를 잡기 위해 뚫은 얼음구멍까지 하루가 다르게 커져가 익사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얼음이 녹아내리는 것을 뻔히 보고도 무모하게 빙벽을 오르거나 얼음판에 들어가는 것이 문제"라며 "행락객들의 조심이 안전사고를 막는 최선의 길"이라고 말했다. (춘천=연합뉴스) 이해용기자 dmz@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