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학년도부터 도입되는 의.치의학전문대학원제도와 관련, 국내 41개 의대와 11개 치대중 6∼7개 대학이 전문대학원 설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눈치작전을 벌이고 있다. 각 대학들은 전문대학원과 현체제 유지, 두가지 방안 병행 등 3장의 카드를 놓고 유.불리 여부를 면밀히 따지면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할 수 있는 방안을 고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15일 각 대학에 따르면 연세대와 고려대, 이화여대, 아주대, 중앙대 등 6∼7개 대학이 2003학년도부터 의.치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 2005학년도부터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우선 서울대는 현재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2003학년도에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지 않은 채 현재의 의대체제를 고수하면서 학사 편입제도를 유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내부적으로 찬반을 둘러싼 논란이 있긴 하지만 의대교수들을 중심으로 한 반대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상태여서 서울대에는 오는 2003학년도에 의학전문대학원이 신설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대 의대 관계자는 "같은 기간에 같은 의학공부를 하는데 누구는 학사를 받고 누구는 석사를 받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주 전공주임 교수 회의를 열어 논의한 결과 현재 교육부가 내놓은 방안으로는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치대는 전문대학원을 도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달말께 임시교수회의를 열어 현 체제와 병행할 것인지 또는 기존 예과를 폐지하고 전면적인 전문대학원체제로 갈 것인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대와 달리 전문대학원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연세대의 경우 최근 의대학장 회의나 의대교수 회의 등을 잇따라 여는 등 전문대학원 도입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돌입했다. 연대 관계자는 "전문대학원 도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며 가급적 빨리 입장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만 물리적으로 2003학년도부터 바로 시행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내부의견도 있는 상태여서 현재의 의예과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고려대와 이화여대의 경우 2003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이나 도입 시기 등을 확정짓지는 못한 상태다. 아주대는 2003학년도부터 의학전문대학원을 도입해 몇년간 현행 의대체제와 의학전문대학원 체제를 병행할 방침이다. 전공에 관계없이 학부 4년간 화학, 물리, 수학 등 의대 예과의 필수 과목을 이수하고, 의학교육입문시험(MEET)에서 일정 수준의 점수를 획득하는 것을 전문대학원입학요건으로 내걸 예정이다. 중앙대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지는 못한 상황이지만 의학전문대학원을 설치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며 한양대, 가톨릭대도 관망중이다. 경희대는 일단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결정한 상태이나 세부 방침확정과 준비 등을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어 당장 2003학년도부터 도입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성균관대는 정원도 작고 첫 신입생이 올해 본과 4학년에 올라가기 때문에 일단2003학년도에는 현 체제를 유지한 뒤 도입효과 등을 검토해 전문대학원 설치를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지방 소재 대학이나 단설 의대 등은 의대의 문호를 개방해 우수 학생을 유치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여건상 오는 2003학년도부터 당장 도입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hoon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