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교사의 90% 이상이 올해의 스승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데 제가 받아 송구스럽습니다. 교육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교사들을 대신해 상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처음으로 제정한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로 선정된 경기 평촌정보산업고 신영순 교사(56)는 27일 수상의 모든 영광을 전국의 동료 교사들에게 돌렸다. 신 교사는 이날 오전 열린 시상식에서 대구 지산초등 정병기(57), 서울 청담고 이철우(47), 전남 함평실업고 이근형(43), 강원 도계중 이재건 교사(44) 등 17명의 선·후배 교사와 함께 2001년을 빛낸 스승으로 뽑히는 기쁨을 누렸다. 지난 75년 경기 화성 남양중 영어교사로 교육계에 투신한 지 26년 만에 큰 상을 받은 신 교사는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아이들을 가르쳐 왔을 뿐인데 과분한 상을 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고 거듭 겸손해 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성장한 제자들이 사회 각계 각층에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는 신 교사는 참스승의 귀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신 교사를 교육부에 추천한 제자 김재귀 대일그린텍 대표이사(43)는 "스승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현재의 자신이 없었을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김씨는 인생의 은인이자 스승인 신 교사를 지난 82년 안양고에서 개설한 산업체 특별학급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김씨는 스물다섯의 늦은 나이에 주경야독을 해야 하는 처지였다. 김씨는 "선생님께서 많은 격려의 말씀과 동기부여를 해 주셨기 때문에 어려움 속에서 전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또 "학교 졸업 후 사업체를 운영하다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인해 부도위기에 몰렸을 때 선생님께서 마이너스통장으로 수천만원을 마련해 차용증 없이 빌려 주셨다"며 "선생님의 도움이 없었다면 회사가 무너졌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신 교사는 산업체 부도로 직장을 잃은 학생에게 직장을 알선해 주고 박봉을 쪼개 학비를 보태 주기도 했다. 교육부는 '올해의 스승상'수상자들에게 연구실적 가산점을 주고 내년 5월 스승의날에 대통령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