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도와 줘야 할 사람이 도움을 주고 있는 사람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불우아동결연사업을 정부로부터 위탁받은 지 올해로 20년을 맞은 한국복지재단의 김석산 회장은 "9만여명이 연 1백70억원 정도를 후원하고 있지만 결연사업을 통해 지원해 줘야 할 대상자는 25만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8년 동안 한국복지재단에서 불우한 사람들을 돌봐왔다. 불우한 사람들사이에선 대부로 통한다. 김 회장은 경희대 영문과 졸업을 앞둔 1963년 한국복지재단의 전신인 기독교아동복리회(CCF) 한국지부에서 후원자들의 영문편지를 번역하면서 이 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모친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모친은 CCF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는 고아원시설을 대전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그는 CCF 한국지부 군산분실장,한국복지재단 사무총장과 부회장 등을 거쳐 지난 95년 7월 회장으로 취임했다. 한국복지재단의 평직원에서 회장까지 오른 산증인이다. "저희 복지재단은 한마디로 말해 전문적인 구걸꾼들입니다" 그는 불우이웃돕기 재원을 마련하는 일이 힘들기는 하지만 보람도 크다고 설명했다. 25년째 후원하고 있는 사람도 있고 IMF사태 때 5만달러를 보내온 동포도 있었다고 밝혔다. 후원자 중엔 사회복지시설 출신이나 우유배달 아줌마,야간학교 학생 등도 있다는 것. 그는 한국아동학대예방협회 회장,사회복지협의회 위원,한국사회복지학회 이사 등도 맡고 있다. 체계적인 사회사업을 하기 위해 올 봄 숭실대에서 사회사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과거엔 가난을 극복하는 게 과제였습니다.하지만 요즘은 아동학대 어린이성범죄 알코올중독같은 심리·사회 문제가 주종을 이루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성범죄자 알코올중독자 등을 재활·치료할 수 있는 전문가 확보와 재원조달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모두들 큰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작은 일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우리 사회가 정말 좋아지려면 정부세금으로 운영되는 '복지국가'보다는 이웃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복지사회'가 돼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