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된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줄곧 외쳐온 고인의 뜻을 따랐습니다" 식민지교육 등에 평생을 바치며 한·일역사 연구에 가교 역할을 해온 일본의 대학교수 유족이 고인의 소장도서 전체를 서울대에 기증키로 했다. 서울대는 69세로 지난 8월 세상을 뜬 오자와 유사쿠 전 도쿄도립대 명예교수가 생전에 소장하고 있던 도서 5만부에 대한 기증식을 최근 유족과 함께 일본에서 가졌다고 12일 밝혔다. 도쿄대 교육학부를 졸업한 오자와 전 명예교수는 한국의 식민지교육과 조선인 강제징용 등 한·일 현대사 연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 그는 '조선인의 민족교육''조선인 일본 현대사의 어두운 그림자'등의 저서를 남겼다. 이번에 기증되는 도서에는 그의 저서를 포함,한.일 역사 및 소수민족 교육 관련 책과 희귀 자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그는 일본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불거졌던 올 초 일본내 다른 학자들과 함께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데 앞장섰다. 한국 학자들과 함께 식민지시대 교과서 영인본 발행 작업을 벌이던 중 지난8월 뇌졸중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게되자 유족들은 가족회의를 거쳐 "왜곡된 한.일역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유지를 받들어 기증을 결심했다. 일제시대 교과서를 한데 모아 식민지 교육의 문제점을 고증해내기 위해 99년부터 서울대교수들을 주축으로 한국학자들과 영인본 작업을 벌이고 한일역사학술대회를 함께 주관하면서 서울대와 인연을 맺었다. 서울대는 내년 상반기까지 모든 책을 기증받아 중앙도서관에 '오자와'서고를 만들 계획이다. 김기영 기자 ka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