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기지내 아파트단지 건립 등을 통해주거환경 개선을 추진중인 가운데 한국측이 각종 시설개선 비용의 3분의2를 부담키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토머스 슈워츠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6월27일 미 하원의 예결산위 군사건축 소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은 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의거해 장차 미군기지내의 기간시설을 신.개축하는 데 드는 비용의 3분2를 부담키로 했다. 이같은 사실은 미국방부 소식을 싣는 '디펜스 링크'라는 인터넷사이트에 게재된슈워츠사령관의 미 하원 증언록에서 11일 밝혀졌다. 슈워츠 사령관은 당시 보고를 통해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과 그 가족들은 53년정전협정 체결후 지어진 막사에서 생활하는 등 주거 및 근무 환경이 매우 열악한 상태(Grim conditions)"라며 주거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는 주한미군이 한국측이 부담하는 연간 5억달러 규모의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군사건설 지원금으로 주거환경 개선 등에 쓰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방위비 분담금은 미군기지내의 군사시설 건설에 쓸수 있도록 돼 있다"며 "슈워츠 사령관 발언의 정확한 취지는 알 수 없으나 방위비분담금을 주거환경 개선에 쓰겠다고 하더라도 문제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슈워츠 사령관은 또 "한국에서 영내 주택을 제공받는 장병은 기혼자 2만1천명중10%에 불과해 일본이나 유럽의 70% 이상에 비할 바가 못된다"며 "한국에서도 주택제공 비율을 2010년까지 25%, 2020년까지는 50%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LPP에 따라 우선 캠프험프리(평택)에 1천500가구, 캠프 캐럴(왜관)에500가구, 오산공군기지에 250가구, 용산기지에 500가구, 군산공군기지에 500가구를지을 계획임을 공개했다. 그는 "주택건설외에 쇼핑센터, 우체국, 학교 및 기타 생활편의 시설 건립 등을추진하는 데 총 13억7천500만달러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되고, 그 다음 단계로 막사 시설 개선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미 의회에 예산지원을 요청했다. 한편 당시 미의회 군사건축 소위에는 주한미군 전 제6기병대 사령관의 부인인수전 싱클레어씨가 출석, 한국에서 경험했던 열악한 주거환경을 증언해 주목을 끌었다. 싱클레어씨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석면의 위험성을 알리는 경고판을 봤다"고회고하면서 "항상 전력공급상의 문제로 에어컨과 다리미, 전자레인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기지밖의 아파트 등에서도 주차공간이나 아이들이 놀 공간이 부족하고 수돗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없는 등 사정은 마찬가지"라며 "옷장속의 옷에 곰팡이가끼거나 목욕탕 배수구가 막히는 것은 통상적인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