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전북 군산시금강하구둑 일대의 철새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겨울 철새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10일 한국조류협회 군산지회에 따르면 예년의 경우 30여 종에 8만-10만 마리의 철새가 날아와 금강하구에서 겨울을 났으나 올해는 23종 6만여 마리로 20-30% 정도 감소했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개리나 비오리와 같은 철새는 그동안 20-30마리씩 떼지어 다니는 것이 목격됐으나 올해는 5-6마리로 줄었다. 수천 또는 수만 마리가 떼지어 다니는 가창오리 역시 올해는 금강하구로 날아오는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조류협회는 금강하구에서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는 각종 개발과 차량 증가, 수질오염 등으로 인한 철새 서식지 파괴가 철새 수가 줄어든 주요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강하구 주변에는 현재 대규모 석산과 온천 개발, 가스관 매립공사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계속되고 서해안 고속도로 개통으로 이 지역을 운행하는 차량이 늘어나면서 겨울을 나기 위해 이곳으로 날아왔던 철새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 또 금강호의 수질이 갈수록 오염되면서 비교적 환경오염에 강한 청둥오리 등 오리과 철새만 이곳을 찾을 뿐 개리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희귀조들은 거의 찾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조류협회 군산지회 유기택(45) 사무국장은 "금강하구 주변의 서식환경 파괴로 철새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며 "무분별한 개발과 수질오염을 방지하는 등 철새서식지 보호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 sungok@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