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을 이렇게 극복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일본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소르쿠시즈의 입사가 확정돼 오는 14일 출국을 앞둔 김정란씨(24.부경대 졸)는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김씨는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구천서)에서 실시한 '맞춤식 취업연수'를 받고 일본 IT(정보기술) 업체에 취직하게 된 1백22명중 한명. 그는 "모두 8개 업체와 면접을 치렀을 정도로 선택의 폭이 넓었다"며 "그동안 일자리를 얻지 못해 동분서주했는데 이제는 일본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만 남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취업 연수를 받은 대학 졸업생들이 일본 IT업체로 진출하게 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지난 4월 일본 IT인력 파견업체인 자스넷(JASNET)과 '한국 IT인력 연수ㆍ취업협정'을 맺고 대학 졸업자를 상대로 6개월간 맞춤식 IT 연수를 실시한 결과 1차 수료생 1백74명중 1백22명이 일본 IT업체 취업이 확정됐다고 9일 밝혔다. 이 연수생들은 일본의 통신ㆍ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를 비롯 세이코 캐논 등 내로라하는 30여개 업체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나 시스템개발 인력으로 취업했으며 이중 13명이 오는 14일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나머지 취업 확정자들도 비자발급 등의 절차를 밟아 내년 초까지 모두 출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연봉 3백만엔(약 3천만원)과 각종 인센티브 외에 비행기표, 주택임대료 일부를 지원받게 된다. 이들은 1년간 계약직으로 일하지만 재계약을 통해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수도 있다. 특히 1차 취업확정자 가운데 지방대 졸업생이 64%(79명)를 차지해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지방대 졸업생들에게 이번 교육과정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차 수료자 1백44명에 대한 일본 업체들의 추가 면접이 예정돼 있어 취업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공단은 숙명여대와 명지대 호남대 동서대 안동대, 벤처기업인 인포밸리 등 전국 6개 대학?업체를 교육 담당기관으로 선정해 하루 8시간씩 6개월간 자스넷이 요구하는 인터넷 컴퓨터 프로그래밍언어 자바(JAVA), 웹 실무 등(4백80시간)과 일본어(4백80시간)를 교육해 왔다. 교육비는 공단측에서 1인당 3백만원씩 지원하고 개인이 1백90만원을 부담했다. 오사카에 위치한 IT업체 아르고21에 취업한 김희진씨(24.숙명여대 졸)는 "6개월간 동료 연수생들과 스터디그룹을 조직해 정규교육 시간 후에도 밤 11시까지 공부하며 해외취업의 꿈을 키워 왔다"며 "1기 졸업생인 만큼 일본 현지업체에 좋은 인상을 남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카드포털회사인 이온사에서 일하게 되는 박성현씨(29.경남대 졸)는 "좁은 한국 시장을 벗어나 해외취업이라는 미개척 분야에 도전한 것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며 "취업이 어렵다고 조바심을 내는 것보다는 여유를 갖고 해외연수 등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국산업인력공단과 자스넷은 향후 3년간 3천4백명의 한국 IT인력을 '맞춤식 IT연수'를 통해 일본으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산업인력공단의 권영선 해외취업팀 차장은 "한국 IT인력의 본격적인 첫 일본 진출인데다 현재의 극심한 대졸 취업난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02)3271-9319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