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에서 네티즌 단체로, 다시 대북 지원 단체로,다시 학교로. 한 벤처가 도메인을 공모하면서 상금으로 내걸었던 3억원이 주인을 찾아 표류를거듭한 끝에 한 고등학교의 장학금으로 쓰이게 됐다. 문제의 3억원은 지난 99년 주식회사 닉스가 인터넷 도메인을 공모하면서 1등 상금으로 내걸었던 돈. 하지만 `1등 도메인은 이미 정해져있었다'는 사전각본설이 유포되면서 인터넷상에서 `안티 운동'이 일어났고 닉스는 사과문과 함께 3억원을 사회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네티즌들은 이 돈을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컴퓨터보내기 운동에 써달라며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라는 단체에 기부했다. 이번엔 컴퓨터 등 전략물자나 기술이 분쟁 지역이나 테러지원국으로 유출되지못하도록 하기 위해 지난 96년 발효된 바세나르(Wassenaar) 협정이 문제가 됐다. 정부는 이 협정을 근거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대북 컴퓨터 지원을 막았고이 단체가 3억원중 일부를 다른 대북 지원 사업에 사용하자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항의를 거듭한 끝에 돈을 돌려받게 됐다. 이번에 네티즌들이 이 돈을 맡기기로 한 것은 염광여자정보교육고등학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27일 네티즌 모임인 사이버행동네트워크(대표 홍기응,www.n119.org)가 지정한 이 학교에 연말까지 3억원을 보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이버행동네트워크는 "학교 중에서 네티즌들과 가장 연관이 깊은 학교가 정보고등학교이고 정보고 중에서도 우리나라 최초로 `정보고'라는 호칭을 사용한 곳이염광여자정보교육고등학교이기 때문에 이 학교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김석우(金奭宇) 교장은 이와 관련, "평소 임기중에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마음먹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고마울 따름"이라며 "원금은 손대지 않고 이자를 가지고 장학금을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충원기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