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개대학 교수들의 '논문 표절' 파문과 관련해 19일 해당 대학들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논문 집필을 주도한 부산 D대 백모 교수는 사표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백 교수는 이날 이번 논문 표절과 관련해 "양심적으로 책임을 지고 학교 조치와는 관계 없이 (교수직을) 그만두는 게 올바른 처신인 것 같다"며 교수직 사퇴 뜻을밝혔다. 대구소재 K대 전자전기공학부 박모 교수는 학교에 출근하지 않았으나 학교 관계자에게 논문 표절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K대학 측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사건의 개요와 경과 등을 조사하고 박 교수의 해명을 들은 뒤 책임이 인정되면 징계위원회를 열어 징계할 방침이다. K대학 고위 관계자는 "학교의 대표적인 학부인 전자전기공학부에서 이런 사태가 터져 학교측으로서도 충격스럽고 난감하기 이를 데 없다"면서 "이번 사태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고민하고 있으며 결코 그냥 덮고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포항 P공대 홍모 교수는 논문 작성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홍 교수는 지난 3월부터 휴직 중으로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 포항 P공대 컴퓨터공학과의 김모 학과장은 "논문 표절에 휩싸인 홍 교수에 대해 진상조사를 한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부산 D대학의 백 교수는 사태수습을 위해 지난 6월 캐나다 빅토리아 대학의 매닝교수를 직접 만나러 가 사과를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매닝교수가 국제학술지 'the ring' 7-8월호에서 "COMMUNICATIONS MAGAZINE 5월호에 표절 논문이 실려 이의를 제기한 후 백 교수가 캐나다에 와서 전화로 `당신을 만나 사과하고 싶다'고 밝혔으나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 교수도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6월 캐나다로 매닝교수를 만나러 갔었다"고 시인하고 "전화로 사과만 하고 돌아왔다"고 확인했다. 캐나다 매닝교수는 the ring지에서 "백 교수는 그의 박사 학위와 교수직을 잃을 수도 있다"면서 "그는 비난 받으면서 코볼 프로그래머로 일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고 우리는 그를 지켜 볼 것"이라고 격분했다. 백 교수는 이와 함께 "COMMUNICATIONS MAGAZINE 5월호에 실린 논문은 본인이 받은 박사학위 논문의 10% 정도"라고 말했다. 백 교수는 또 "본인이 논문을 주도했으며 본인의 스승인 대구 소재 K대학의 박교수가 COMMUNICATIONS MAGAZINE에 실었다"면서 "포항 홍 교수와는 공동 연구(다른과제)를 한 인연으로 이번에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부산 D대학 백 교수와 대구 K대학 박 교수, 포항 P공대 홍 교수 등은 이 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산하 통신학회(COMMUNICATIONS SOCIETY)지에 캐나다 매닝교수 등 외국인 3명의 연구를 표절한 논문을 게재해 국제적망신을 당하고 국내 관련 학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대구.부산=연합뉴스) 박순기.문성규.김용민 기자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