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는 16일 국내에서 유통되는 생수에서 환경호르몬(내분비계 장애물질)이 검출됐으나 미국이나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환경호르몬의 농도를 미국과 WHO의 기준치와 비교하면서 분석방법은 아무런 관계도 없는 일본의 방법을 채택, 조사결과가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 6월 서울지역의 일부 생수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국립환경연구원에 긴급 의뢰, 전국 생수업체와 수입업체의 제품 및 생수병을 대상으로 환경호르몬 검출여부를 처음으로 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73개 생수제조 업체 가운데 9개 업체의 원수와 병에 넣기 직전의 물, 제조후 3.6.9개월이 각각 경과한 생수 및 수입업체 1개사의 생수와 생수병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DEHP'의 경우 미국(6ppb)과 WHO(8ppb)의 기준치보다 낮은 `불검출-3.87ppb'로 나타났으며 `DEHA'도 미국(400ppb)과 WHO(80ppb)보다훨씬 양호한 `불검출-0.75ppb'에 불과했다. 또 생수병 조사에서 `DEHP'와 `DEHA'는 각각 `12.8-381ppb'와 `0.62-34ppb'가검출됐으나 이에 대한 미국과 WHO의 기준치는 없으며 다만 유럽연합이 `DEHP'에 한해 5천ppb의 기준을 갖고 있다고 환경부는 설명했다. 이에 앞서 서울시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DEHA'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DEHP'는 `0.5-73ppb'로 미국이나 WHO의 기준치를 훨씬 초과했었다. 그러나 환경부의 이번 조사는 시료 채취와 환경호르몬 추출용매, 추출조건 등에있어서 기준치의 비교 대상인 미국이나 WHO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법적 기준치도없는 일본의 분석방법을 이용, 설득력을 잃었다는 지적이다. 일본의 경우 이들 환경호르몬에 대해 법적인 기준치를 규정하지 않고 있으며 그나마 `DEHP'만 잠정 기준으로 60ppb를 정해놨을 뿐 `DEHA'에 대해서는 잠정 기준치도 없는 상태다. 환경부는 특히 서울시가 지난 6월에 실시한 검출방법도 `임의적'이라는 이유로완전히 무시,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환경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수질기준과 단순비교하는 것은 사실상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내달부터 1년간 미국 환경보호청의분석방법을 이용해 다시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생수병의 경우 수입산의 `DEHP'와 `DEHA'가 각각 12.8과 1.76ppb에 그친 반면 국산은 최고 381과 34ppb가 검출돼 수입 생수병이 국산에 비해환경호르몬 함유량이 적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산 생수병의 `DEHP' 함유량은 최저 50ppb였으며 `DEHA'도 9개중 1개만 제외하고 모두 수입산보다 많이 검출됐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