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쌀값 하락과 재고 누적 등으로 미곡종합처리장(RPC)들이 관내 밖의 지역에서 생산되는 벼의 수매를 기피하고 있어 미곡처리장이 없는 지역 농민들은 쌀 팔 곳을 찾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10일 충남도와 농협에 따르면 현재 도내 169개 읍.면 가운데 미곡종합처리장이있는 지역은 전체의 36%에 불과한 61곳으로 농협에서 43곳, 곡협에서 11곳, 양협에서 7곳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미곡처리장은 그동안 정부의 쌀값 안정 정책으로 관내뿐만 아니라 인접 읍.면지역에서 생산되는 벼까지 수매해 왔으나 올 들어 재고 누적에 따른 쌀값 하락과계절진폭 급락 등으로 경영난이 가중되면서 타 지역 벼 수매를 꺼리고 있다. 지난 96년 설립된 부여농협 RPC의 경우 해마다 부여읍 뿐만 아니라 PRC가 없는석성면, 초촌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벼까지 수매해 왔으나 올 들어 경영난 등을 이유로 석성, 초촌 지역의 벼 수매를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벼 4만3천t가량의 처리 방안이 막막해지자 농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구성, 지난 8일 부여농협 RPC와 군청에서 적재 시위를 벌이는 등강력 반발하고 있다. 초촌비상대책위 이선구씨는 "부여RPC가 초촌.석성지역을 관할하도록 허가를 받아 설립됐음에도 계절진폭 하락 등을 이유로 두 지역의 벼 수매를 거부한다는 것은있을 수 없다"며 "생존권 확보 차원에서 법적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또 농협 RPC가 1곳 뿐인 논산지역은 해마다 연무농협 RPC가 연무대읍을 비롯한인근 지역의 벼를 수매해 왔으나 올부터는 난색을 표시, 판로가 막힌 가야곡면 등지역 농민들은 벼를 집안에 가득 쌓아 놓은 채 팔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도내 다른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보령, 금산 등 지역에서는 RPC가 있는일부 면을 제외하고는 농민들이 벼를 팔 방법이 없어 4만6천원대(40㎏들이 1가마)의헐값으로 도정공장에 벼 투매하는 등 쌀값 하락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전농 충남도연맹 관계자는 "미곡처리장들의 타지역 벼 수매 기피 현상은 특정지역뿐만 아니라 도내 전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며 "정부가 하루빨리 쌀값 안정 대책을 수립, 시행하지 않을 경우 확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연합뉴스) 윤석이기자 seoky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