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 설립과 총장선출방식 개선 등을 골자로 지난 6일 발표된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안을 놓고 학내 반발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이번 발전안은 기초학문 위기 해법으로 법학,경영학 등 응용분야의 학부폐지를 전제로 전문대학원 설립을 요구해온 인문.사회대 교수들의 주장과 정면배치되는 데다 총장.학장 직선제 포기를 내포, 진통이 예상된다. 8일 서울대 교수협의회(회장 신용하) 등에 따르면 교수협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서울대 교수들은 이번 장기발전계획안이 학문간의 균형적 발전과 학내 민주화에 역행하는 계획이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전문대학원 도입과 현행 직선제 요소가 상당부분 없어진 총장선출방식 등 2가지. 서울대 장기발전계획안은 법대와 경영학의 경우 미국의 로스쿨과 MBA와 비슷한형태의 전문대학원을 별도로 설치하되 기존의 학부와 일반대학원은 그대로 존치하도록 돼 있다. 총장선출방식과 관련해서는 새로 신설될 교내 최고 자문기구인 대학정책심의회의와 교수의회로 구성된 총장추천위원회에서 후보 2명을 선출, 교육부에 추천하는안과 교육부 추천에 앞서 후보에 대한 교수들의 신임투표를 실시하는 안 등 2가지가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인문대 등 기초학문 교수들은 "학부를 그대로 살려두는 응용분야 전문대학원 설치는 결국 학문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 기초학문의 고사를 앞당길 것"이라며 "학부제조차 정착되지 못한 현실에서 전문대학원 설립논의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하고 있다. 교수들은 총장 및 학장 직선제의 포기에 대해서도 `학내 민주화를 저해하는 처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발전안에 대한 반대의견이 대세를 차지함에 따라 교수협측은 추가 의사수렴절차를 거쳐 조만간 공식입장을 표명키로 했다. 신용하 회장은 "이번 발전안은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 진입을 위한 `개혁'이라기 보다는 `후퇴'라는 느낌이 강하다"며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본부측에 일부 수정이나 재검토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