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주최하는 각종 경시대회가 남발되면서 갖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경시대회 응시자중 수상실적을 이용해 대학에 합격한 학생은 극소수에 불과한데다 경시대회를 개최했으면서도 입상자 중에서 특별전형 합격자를 전혀 뽑지 않은 대학도 있기 때문이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교육인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경시대회를 주최한 대학은 전국 1백92개 4년제 대학중 1백개대에 달했다. 또 이들이 개최한 경시대회는 컴퓨터 등 24개 분야에 2백74회로 무려 17만2천5백90명이 특별전형을 겨냥해 응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경시대회 입상경력자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 모집인원은 7천5백55명에 그쳤다. 경시대회 응시자수에 비하면 4.4%에 그쳤다. 결국 각 대학들은 모집인원이 적은데도 앞다퉈 경시대회를 열어 응시료 수입 올리기에 나선 셈이 됐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특히 경시대회 응시료도 5천∼15만원으로 천차만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C대 등 40개 대학은 경시대회를 주최하고도 입상자들을 특별전형으로 전혀 뽑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이 경시대회를 가장 많이 연 분야는 문학으로 42회에 달했다. 이어 △음악 39회 △외국어 33회 △미술 27회 △무용 26회 △컴퓨터 25회 △수학 20회 △과학·논술 10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리·칵테일분야 항공분야 등 이색적인 분야도 있었다. 이에 따라 대교협은 경시대회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심의 인증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