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신도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났지만 소화전등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아 대형 사고로 번질뻔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지난 13일 오후 2시 35분께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마두동 S아파트 115동 2501호 신모(48)씨 집에서 불이 났다. 그러나 화재경보가 울리지 않은 것은 물론 아파트 내부의 스프링클러와 층마다설치돼 있는 소화전 호스에서도 물이 나오지 않는 등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불은 소방시설 미작동에 따른 초기 진화 실패로 2501호 내부를 모두 태운 뒤 바로 아래층인 2401호와 엘리베이터로 번져 2401호 베란다와 엘리베이터 출입문을 태웠다. 고양소방서는 소방차를 14대나 동원했지만 사다리차가 16층까지 밖에 닿지 않는데다 소화전 물이 나오지 않아 소방관들이 직접 소방호스를 들고 24층까지 올라가 불을 끄느라 조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이날 불은 아파트 화재의 경우 통상 진화 시간이 1시간 전후에 불과하지만 3시간 20여분만인 오후 5시 55분께야 꺼졌다. 이날 불로 이 아파트 주민 100여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주민 김모(46)씨는 "불이 삽시간에 아래 층으로 옮겨 붙어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했다"며 "어떻게 고층아파트에 설치된 소방시설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는지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양소방서는 옥탑 물탱크에 물이 있었던 점으로 미뤄 물 공급 장치가 잠가져있거나 관리 부실로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 아파트 소방시설에대한 특별점검을 벌이고 있다. (고양=연합뉴스) 김정섭기자 kimsu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