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8년 창간돼 올해로 1백13년째를 맞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자타가 공인하는 유럽 최고 권위의 경제지다. 특히 이 신문의 영향력은 FT보다 발행부수가 많은 종합지들도 인정을 할 정도다. 유럽을 이끄는 정치 경제계 인물들이 FT 독자들이기 때문이다. 독자의 40%가 기업체 오너와 임원들이다. 정부 관료와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가 독자의 28%에 이른다. 1888년 세계 금융중심지 런던에서 총 4면으로 창간된 FT는 지난 45년 파이낸셜 뉴스를 인수하며 유럽 경제 전문지로 확고하게 자리매김했다. 이어 1979년 유럽 주요 금융도시의 하나인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첫 해외 현지판을 발행하며 유럽 최고 경제 전문지로 부상했다. 현재 프랑스 최고 경제지 레제코와 함께 세계적 미디어 그룹 피어슨 그룹의 계열사다. FT의 트레이드 마크로 통하는 핑크 오렌지색(일명 연어색) 신문용지는 1893년 당시 경쟁지였던 파이낸셜 뉴스와의 차별화를 위해 시도한 것으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FT의 편집방향은 뉴스보다 해석에 치중한다.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는 사안이라도 예리한 집중 분석으로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다. 기사 순위에서는 영국 신문이지만 국내 뉴스보다는 국제경제와 비즈니스 동향에 큰 비중을 둔다. 이는 90년대 초반 세계경제가 글로벌화되는 것을 감지하며 따른 전략이다. 3백여명의 편집국 직원중 특파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3분의 1을 차지한다. 전세계 신문중 특파원이 가장 많은 신문이기도 하다.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발행되는 국제 비즈니스 섹션과 국제 금융시장 동향 섹션은 세계경제 흐름을 쉽게 파악하는데 아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또한 고급 비즈니스맨들의 취미및 문화생활에 초점을 맞춘 주말특집은 독자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섹션이다. 이와함께 독자 대부분이 해외 출장이 잦은 고급 비즈니스맨이란 점을 감안해 외국 이색코스 여행과 해외문화 행사도 빠뜨리지 않는다. 2001년 6월 현재 FT 총 발행부수는 지난해보다 6% 증가한 48만부. 이중 아일랜드를 포함한 영국내 부수가 약 19만부를 차지하고 절반이 훨씬 넘는 부수가 유럽(15만부), 북미(9만부) 등 외국에서 보급된다. 아시아지역 구독률은 현지 시장 진출이 빨랐던 월스트리트저널(9만부)의 3분의 1 수준도 안되는 2만부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FT 아시아 지역 판매 부수는 25% 증가했다. 파리=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