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포들이 목숨을 걸고 밀입국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런 비극은 언제라도 재발할 수 있습니다" 국내 중국동포를 위한 활동에 바쁜 서울 조선족교회의 최황규(38) 부목사는 이번 전남 여수의 밀입국 중국인 참사사건에 대해 '코리안 드림'을 안고 밀입국하는 중국동포들에게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비극적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 부목사는 "밀입국을 시도하는 중국동포 중 상당수는 한국에서 불법체류 중단 속에 걸려 강제추방된 이들"이라며 "이들은 애초 한국행 비용 마련을 위해 엄청난 빚을 졌기 때문에 강제추방되더라도 빚갚을 목적으로 또다시 목숨을 건 밀입국을 시도한다"고 말했다. 불법체류자로 추방된 뒤 한국에 재입국하기 위해서는 밀입국 외에도 다른 중국인의 호적을 사서 비자발급을 받는 방법도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절차도 까다로워 보다 손쉬운 밀입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최 부목사는 전했다. 그러나 밀입국도 만만치만은 않아 중국동포 김모(39.여)씨의 경우 지난 1년간 무려 3번이나 번번이 한국해경의 단속에 걸려 4수끝에 한국땅을 밟았으며, 또 다른 중국동포는 공해상에서 50일 가량 대기하며 기회를 틈타 밀입국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이 과정에서 밀입국을 시도하는 이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점은 선박문제라는 것이 최 부목사의 지적. 그는 중국에서 공해상까지 나오는 배에 비해 한국 영해를 통과하기 위해 갈아타는 배는 크기가 너무 작아 배 밑바닥의 작은 고기창고에서 길게는 열흘이 넘도록 숨어있어야 하는 중국동포들은 죽을 고생에 후회도 많이 하지만, 돈을 벌어 돌아가겠다는 일념 하나로 이를 악물고 버틴다고 말했다. 최 부목사는 "중국동포들의 '코리안 드림'은 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커져만 가는 실정"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동포를 외국인으로 분류한 재외동포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목숨을 건 중국동포의 밀입국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통령 말대로 중국동포를 진정 '끌어안아야 할 동포'로 생각한다면 아무 대책도 없는 그들을 무작정 강제추방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정부당국이 알아야 할 것"이라고 최 부목사는 역설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