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애실업(현 삼애인더스)이 해외CB(전환사채) 발행이전 산업은행에 재매입을 약속하고 인수 보증인까지 지정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은행은 이에 대한 `이중장치'로 이용호 회장의 연대보증도 받았다. 2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삼애실업이 지난해 10월 26일 해외CB 900만달러를 발행하기 직전 산업은행에 해외CB를 매입, 이를 다시 처분할 경우 되사 준다는 약속을 했으며 인수 보증인까지 지정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애측은 재매입 약속에 대한 이행보증을 위해 이 회장의 연대보증과 함께 KEP당좌수표와 삼애실업 주식을 담보로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삼애측은 KGI증권을 주간사로 해외CB 900만달러를 발행했으며 산업은행은 이 CB의 해외인수자인 노무라증권 홍콩지점과 니탄에이피 싱가폴지점로부터 이를 사들인 뒤 사전 약속 대로 10∼15%의 차익을 내고 다시 매각했다. 삼애측은 당초 재매입 시한인 같은해 12월 10일을 이듬해인 지난 1월 26일까지 넘겨 산업은행과의 약속을 어기긴 했지만 `가짜 해외CB' 발행에는 성공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이를 적극 도와준 셈이 됐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성태홍 자금거래실장은 "당시 삼애측이 주가가 떨어져도 전환가를 주가에 맞추는 전환조건을 제시했고 바이오산업 진출 전망과 부채비율이 70%에 불과한 재무재표 등 충분한 투자유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투자업무를 하며 손실 발생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삼애측과 사전 계약을 맺고 담보까지 설정했다"며 "하지만 삼애실업 해외CB 인수에 대한 외압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기자 h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