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장애를 앓고 있는 80대 할머니의 평생 모은 돈이 장학금으로 활용됐다. 전북 군산이 고향인 조금임 할머니(82·서울 신대방동)는 정부의 원호금과 폐품 재활용 등으로 모은 2억원을 조카인 전주 우신산업 국중하 사장에게 좋은 일에 쓰도록 맡겼다. 국 사장은 이 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했다. 조 할머니는 일본에서 간호전문대를 졸업한 뒤 6·25전쟁 때 여군장교로 참전했다 척추부상을 당해 그간 혼자 살며 양말공장에서 받은 월급과 정부 원호금 및 폐품을 팔아 돈을 모아왔다. 할머니는 평생 검소한 생활로 소비를 줄이며 저축했고 세계장애인대회 등 각종 대회에 양궁선수로 출전해 받은 상금까지도 저축에 보탠 것으로 알려졌다. 국 사장은 "장애를 딛고 어렵게 살며 저축해온 이모의 뜻을 살려 인재를 양성하고 학문 연구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장학재단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전주 리베라호텔에서 조 할머니를 모시고 '여산장학회'를 설립,지역의 중·고교생과 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문용주 전북도교육감은 이 자리에서 조 할머니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조 할머니는 "세상에 알려지기 싫다"며 한사코 인터뷰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