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그룹 이용호 회장이 주가를 조작, 정관계 로비에 활용한 의혹을 사고 있는 삼애실업(현 삼애인더스)의 해외 전환사채(CB) 편법발행 과정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도 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이씨의 공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10월말 삼애실업의 900만달러 해외CB 발행과정에서 형식상 외국인 투자자가 인수하는 것처럼 하고 실제로는 이를 되돌려받아 국내에서 이씨가 매수키로 산업은행, K증권 관계자들과 사전 약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행된 CB는 외국 유명 증권사 해외지점 두 곳이 인수했으나 불과 1주일∼20여일 만에 산업은행이 모두 되돌려받았고 이씨는 차명계좌를 이용, 이중 300만달러를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행 등은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이를 다시 주식으로 전환한 뒤 삼애실업의 금괴발행 사업 추진정보를 이용, 150억원대의 이득을 챙겼다. 검찰은 구속된 광주 J산업개발 대표 여운환씨가 `CB발행을 도와주겠다'며 이씨로부터 10억4천만원을 챙긴 점에 비춰 이씨가 CB 발행 과정에 여씨를 통해 산업은행측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를 조사키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해외CB를 국내에서 인수한 것이 편법적이긴 하지만 명확한 처벌규정이 없고, 삼애실업의 해외CB 발행 관련 공시에도 개입하지 않아 현재로선 산업은행 관계자 등을 처벌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과 금융계 일각에서는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회사의 장래성이 불투명해 투자자가 나서지 않던 회사의 해외CB 편법발행에 국책은행이 나선 것은 일종의 특혜로, 이씨가 CB 발행을 위해 은행측에 로비를 벌였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