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7년 일본에서는 6백85명이 TV만화를 시청하던중 동시에 경련을 일으킨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의 원인을 규명하려는 많은 연구가 뒤따랐으며 만화의 배경에 사용된 푸른색과 붉은색의 빠른 변화가 경련을 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 93년 영국에서 TV게임을 하던 14세 어린이가 사망하면서 사회문제가 됐다. 국내서도 일본 닌텐도사의 비디오게임을 즐기던 어린이들에게 착시 근육경련 등 광과민성 간질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나 '닌텐도 신드롬'이란 말이 생기기도 했다. 흑백TV 시절에도 강하고 빠른 흑백의 교차로 인해 간질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있었다. 이처럼 번쩍이는 섬광, TV나 비디오의 현란한 화면 변화에 의해 경련이 유발되는 것이 '광과민성 경련'이다. 광과민성 경련은 90% 이상이 10살 전후의 어린이에게서 발견되고 있으며 전체 간질 환자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증상은 사지의 경련 또는 마비 등 간질과 비슷하나 광과민성 경련의 경우 증상이 나타나는 초기에 심한 환각 증세를 나타내는게 특징이다. 이런 광과민성은 유전적 요인과도 유관해 부모가 광과민성을 나타낼 경우 그 자녀의 33%가 광과민성을 보여 그렇지 않은 경우의 9%보다 많다. 최근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1%가 여가선용으로 전자오락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과민성 경련을 예방하려면 비디오게임을 하거나 TV를 시청하는 경우 한번에 1시간 이상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화면과의 거리는 2m이상 유지해야 한다. 색깔있는 보안경 등으로 빛의 자극과 화면 밝기를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배치운 < 가톨릭대학교 여의도 성모병원 신경정신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