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지역 실업계 고등학교가 학생 부족과 교사의욕 저하 등으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경북도교육청 국감에서 한나라당 현승일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경북지역 실업계고는 전체 고교 198곳의 41.4%인 82곳으로 전국 평균 38.5%보다 비율이 조금 높았다. 학생 수는 3만9천697명으로 도내 전체 고교생 10만8천766명의 36.5%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그럼에도 실업계고의 입학 정원 미달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 올해의 경우 정원 미달이 1천996명으로 전체 입학생의 15.8%(전국 평균 12%)나 됐다. 이는 97년의 미달 학생 258명(1.8%)보다 무려 8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97년이후 해마다 실업계고 입학생 가운데 3%가량(인문계는 평균 0.7%)인 849명이 중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현 의원은 "기능 인력을 양성하는 실업계고가 이처럼 황폐해 지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실업고가 인문고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뽑아 처음부터 열등생들의 집합소로 인식되기 때문이다"며 "실업고를 살리기 위해서 대입 수능에서 실업계열을 신설하는 등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이 도내 실업계고 교사 1천718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전체의 90.8%가 '실업 고교의 교육현실이 심각하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학생들의 수업태도 및 수학능력과 관련, '수업을 충실히 듣고 있다'고 응답한 교사는 9.9%에 그쳤고 '수업을 거의 따라오지 못한다'가 51%나 됐다. 실업교육에 대해 교직을 포기할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29.1%가 '정부의 잘못된 교원정책으로 인한 사기저하'를 꼽았고 이어 '학생지도나 교육이 힘들어서'(20.7%), '사명감 상실'(17.4%)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교육부의 실업계고 육성대책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낮아 큰 효과는 없다'가 40.3%로 가장 많았고 '그저 그렇다'(22.8%), '흐지부지 될 것이다'(21.1%), '기대해 볼 만하다'(15%) 등이 뒤를 이었다. (대구=연합뉴스) 김효중기자 kimhj@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