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9월부터 약사의 처방의약품 대체조제가 본격적으로 이뤄져 고가약 처방에 따른 보험재정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30일 개정 약사법 발효로 생동성(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을거친 의약품의 대체조제가 가능해짐에 따라 생동성 입증 의약품수를 대폭 늘려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생동성 시험이란 동일성분, 동일함량, 동일제형(생김새)의 약이 인체 안에 들어가 일으키는 흡수.대사.분포.배설 과정의 반응을 비교함으로써 약효가 동일한 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며, 개정 약사법에는 생동성이 입증된 의약품에 한해 약사가 의사의 사전동의 없이도 처방약을 다른 약으로 바꿔 조제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식약청은 생동성 시험 능력을 갖추기 위해 서울대 의대 등 국내 85개 의.약대와대학병원, 실험기관 등을 25개 그룹으로 나눠 매년 400여개 의약품에 대해 생동성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식약청은 우선 9월부터 내년 8월까지 1년간 보험급여 지급액이 많고 보험약가차이가 큰 24개 성분, 405개 품목에 대해 생동성 시험을 할 예정인데, 이들 품목에는 사용빈도가 높은 항생제, 고혈압치료제, 위궤양치료제, 당뇨병치료제, 소염진통제 등이 다수 포함돼 있다. 식약청의 이희성 의약품안전과장은 "앞으로 1년간 생동성 시험을 거친 의약품을내년 9월 생동성 입증 품목으로 정식 고시할 계획"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이들 의약품에 대해서는 약사들이 곧바로 대체조제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생동성이 입증돼 있는 의약품은 165개 품목 정도이나 개정 이전의 약사법에는 대체조제 자체가 금지돼 있었다. 그러나 대대적인 생동성 시험을 거쳐 대체조제가 활성화되면 고가약 처방에 따른 보험재정 부담이 대폭 경감됨과 동시에 처방의약품을 구하는 과정의 환자 불편도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번 생동성 시험대상에 들어가 있는 위궤양치료제 성분 `염산라니티딘'을 예로 들면, 이를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 가운데 보험약가가 가장 비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잔탁정150㎎'(1정당 506원)을 동일 성분인 한국알리코팜의 `염산라니티딘정150㎎'(1정당 70원)으로 모두 대체조제할 경우 지난해 1년간 110억원(생산량기준) 이상 약제비가 절감됐을 것으로 보건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한기기자= sh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