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5일 일요일 저녁 5시. 다행히 오후 내내 쏟아붓던 폭우가 멈췄다. 국내 최초로 산재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휠체어 단축마라톤대회의 출발 신호가 힘차게 울렸다. 비로 인해 자칫 무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단숨에 사라졌다. 반갑지 않은 폭우로 인해 출전 선수들이 참가를 포기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많은 선수들을 보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다. 전국 산재지정병원과 근로복지공단 46개 지사,산재의료관리원 등을 통해 대회 참가를 신청한 1백20명의 참가자들은 "비록 궂은 날씨이지만 우리에게 있어 너무나 중요한 행사이기에 불참할 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출전 선수가 많아 오후 5시에 순위 결정 예선전(2백m코스)이 벌어졌다. 1개조 25명씩 5개조로 나누어 실시된 예선전을 통해 50명의 결선 진출자가 확정됐다. 몇 초 차이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참가자들의 얼굴에는 못내 아쉬움이 역력했지만 "맘껏 달린 것만으로 만족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날 결선 마라톤코스는 인천대공원내 호수옆 보도로 야외음악당 앞을 출발해 정문과 후문을 지나 다시 출발지점인 야외음악당 앞으로 돌아오는 4.2km 구간. 정상인이 걷거나 달리기에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휠체어로 달려야 하는 선수들에게는 결코 만만치 않았다. 출전선수 가족들과 공원을 찾은 인천시민 등은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우승자는 18분49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한 인천 계양구의 김승진 씨(38). 김 씨는 상품으로 "비스토 승용차"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95년 기계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장해 1급 판정을 받았다.물론 힘들고 어려운 시간도 없지 않았지만 반드시 재활해 가장의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준우승은 19분43초를 기록한 김영갑씨(52.장해 1급)가,3등은 20분9초로 들어온 이범구(46.장해 1급)씨가 차지했다. 이들은 "산재근로자들이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사회적 관심이 더욱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앞으로도 이런 행사들이 자주 개최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