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원大서 박사학위받은 이헌석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 ] "공직생활을 하면서 겪은 다양한 경험을 학문적으로 정리해 보고 싶었습니다" 교통전문가로 손꼽히는 이헌석(55) 한국철도연구원장은 지난 18일 경원대에서 '21세기 한국의 교통체계 개편에 관한 연구'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 원장은 이 논문에서 "국가 교통체계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도로에서 철도 중심으로 교통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만간 전개될 남북철도 및 대륙철도와의 연계에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25년 넘게 '교통 외길'을 걸어왔다.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후 73년 행정고시에 합격,옛 교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하면서 교통과 인연을 맺었다. 그후 99년 1월까지 수로국장 항공국장 도시교통국장 수송정책실장 건설지원실장 기획관리실장 등을 거쳤다. 건교부에선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승진하는 사람'으로 통했다. 그는 1백65㎝의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남다른 추진력과 탁월한 논리로 출세가도를 달렸다. 그래서 '미니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깡다구로 일을 하죠. 일이라면 누구에게도 지고싶지 않거든요. 건교부에 있을 땐 욕 먹는 사람 하나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뛰었습니다" 교통영향평가제나 교통유발부담금제 등으로 잘 알려진 '도시교통정비촉진법'은 이 원장이 도시교통과장으로 있을 때 기안됐다. 그는 3년간 이 법안에 매달리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의 기본계획 수립이나 위치 선정도 이 원장의 강력한 주장으로 관철됐다. "소음이나 교통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영종도 인천국제공항보다 더 좋은 곳은 없다고 지금도 확신합니다" 그는 휴전선에 가깝다는 이유로 인천국제공항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국방장관을 3번씩이나 만났다고 털어놨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도 이 원장의 작품으로 꼽힌다. 그는 건교부 수송정책실장때 연구원 설립을 기안했다. "94년 개통된 과천선이 하루가 멀다 하고 고장을 일으켰지만 사고원인을 밝혀줄 철도전문가가 없어 속수무책이었습니다. 결국 일본 기술진을 불러 문제를 해결했지요" 기술력 배양을 위해서는 연구원 설립이 불가피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공직생활을 매듭짓고 99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에 취임했다. 철도기술개발의 사령탑을 맡은 것이다. 그는 '국가 철도기술개발 체계구축'과 '철도기술의 세계화'를 목표로 잡고 철도안전과 속도향상,친환경 기술개발,국제표준화 등에 온힘을 쏟고있다. "철도기술이 10년 안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수 있도록 수준을 끌어올리겠습니다" 그는 "미래의 국가교통체계는 철도 중심으로 짜여져야 할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