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빚는 미래'를 주제로 이천.여주.광주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도자기엑스포2001경기도'가 19일로 개막 열흘을 맞았다. 세계 각국의 도자명품을 보기 위해 연일 관람객이 몰려 장사진을 이루고 있으나 전시회 수준에 맞지 않는 '옥의 티'도 적지않게 드러나고 있다. ◇전시기획 수준급 이번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난다면 그 공(功)은 큐레이팅(전시기획)에 돌려야 한다는 것이 엑스포 조직위원회 안팎의 한결같은 평가이다. 당초 84개국에서 2천200여점의 유물과 작품이 들어올 계획이었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1천여점 더 많은 3천230점이 들어와 전시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베이징 고궁박물원 등에 소장돼 있던 1급 유물 14점을 임대했고,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도 오사카 동양도자박물관 등에 있던 국보급 유물 8점을 선뜻 빌려줬다. 이 같은 각국의 명품 임대에는 큐레이터들의 역량과 노력이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차례 중국과 일본을 오가며 현지 관료와 박물관을 설득시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정양모(동양전시 책임)씨과 스위스의 루돌프 슈니더(서양전시 책임), 홍익대미술대학원장 신상호씨, 호암미술관 부관장 김재열씨 등의 수준급 전시기획.구성이돋보였다. 또 현대도예 1세대의 거장 피터 볼커스(미국)와 준 가네코(일본), 베르나르 드종(프랑스) 등 세계적 거장들의 방문도 행사 품격을 한단계 끌어 올렸다. ◇관람객 예측 실패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입장객 규모를 예측하지 못하는 바람에 관람 체증이 빚어지며 행사전반의 수준을 저하시켰다. 조직위는 당초 경기개발연구원의 용역결과를 토대로 80일간 목표 입장객을 500만명(하루평균 6만2천여명)으로 전망했으나 개막이후 하루 평균 13만명이 입장하면서 전시장과 부대시설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관리인력 부족 현상도 심각하다. 특히 3개 행사장을 합쳐 9천956대분의 주차장은 개막 전부터 부족사태가 예견됐고 43대의 셔틀버스도 만원에 배차간격이 지켜지지 않아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이로 인해 진행요원과 도우미, 자원봉사자, 계약직 등 행사장 종사원 1천532명은 연일 계속되는 격무로 녹초가 되자 80여명을 최근 긴급충원했다. 또 이천행사장 주차장 800대를 추가 확보하고, 셔틀버스 23대를 증차했으나 주말 관람객들의 불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 관람객 저조 당초 60만명(전체의 12%)으로 예상됐던 외국인 관람객은 지금까지 전체의 2.8%,하루평균 3천700여명에 그치고 있다. 그 이유로는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일본 경제불황 등 외부 요인 못지않게 현지숙박시설과 연계 관광상품, 대외홍보 부족 등 내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직위는 외국인 관람객 목표를 개막직후 40만명에서 다시 20만명으로 낮추는 한편 경기도의회 유치단을 오는 21∼29일 중국 랴오닝(遼寧).광둥(廣東)성과 홍콩, 대만 등에 파견하고 엑스포 일본참가위원회측에 협조문을 보냈다. ◇편의시설 부족 엑스포 행사장 안에서 관람객들이 가장 불만을 드러내고 있는 곳이 음식점. 음식값을 낮추기는 했으나 행사장에 입주한 26개 음식점 중 상당수는 냉방조차 되지 않는 등 시설이 쾌적하지 못하고 음식의 맛도 떨어져 불만을 사고 있다. 이 밖에도 관람도중 편안히 커피나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전혀 없고,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이 절대 부족해 전시장이나 상품관 주변 바닥에 앉아 더위를 피하고 있다. ◇분산개최 득실 '한 곳에서 모든 것으로 보여주는' 엑스포의 취지와 달리 행사장이 3곳에 분산돼 엑스포 효과를 반감시키고 관람에 불편을 주고 있다. 이천의 「세계도자문명전」과 「세계현대도자전」, 여주의 「중국 고대토기전」,광주의 「동북아도자교류전」 등을 한 곳에 모았다면 명실상부한 세계적 전시회가 됐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주말이면 교통체증 등으로 3개 전시장을 이동하는데만 3∼4시간이 걸려 관람객들이 도로 위에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에 반해 3개 지역을 도자벨트로 묶어 수도권 배후 최대의 문화관광산업단지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게 됐다는 평가도 있다. ◇흑자 가능할까 조직위는 이번 엑스포를 위해 단지조성 681억원과 행사비 473억원, 관리비 109억원 등 1천263억원을 투입했다. 여기에 예상수입은 입장료(500만명기준) 215억원과 부스임대료 28억원, 광고.휘장사업 52억원 등 모두 295억에 불과하지만 자산 681억원, 부가가치 3천2억원을 합치면 경제적 편익이 3천978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특히 생산.소득.고용창출 등을 추가하면 모두 9천868억원의 국가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고 조직위측은 밝혔다. 조직위는 그러나 입장객이 예상을 초과, 750만∼1천명에 이를 것으로 보여 수익구떫?그에 따라 편차가 다소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천=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