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10일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지하수의 기름오염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용산기지내의 기름오염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인정사실이 당초 알려진 것과 다소 차이가 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미군측은 과거 기름누출 사실을 발견할 때마다 한국법과 규정에 따라 오염토양을 제거해 왔음을 스스로 인정해 상당히 오래전부터 용산기지내에서 기름오염사고가 있었음에도 이를 은폐해 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단체들은 미군측 조사의 신뢰성에 강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민관공동조사단을 구성해 용산미군 기지의 기름오염 실태를 전면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있다. 미군측은 용산기지(사우스포스트)내 22곳에 관정을 뚫어 조사한 결과 최소한 2곳 이상에서 휘발유 성분이 발견됐고 과거 여러차례 난방유 저장탱크에서 기름이 흘러나왔을 수 있다며 용산기지 기름오염 사실을 이날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달 말 미군측의 중간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지난 5월24일부터 7월10일까지 미군이 시추한 기지내 주유소 부근 관정 13곳중 녹사평역 방향 6곳을 포함해 모두 9곳에서 기름흔적이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전체 관정 수는 지난 7월10일 이후 추가 시추가 진행돼 늘어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기름흔적이 발견된 관정의 경우 서울시 발표와 미군측이 인정한 `최소한 2곳이상'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기름흔적이 발견됐다고 공개한 기지내 관정9곳중 2곳은 지난 6월15일 현장을 방문해 채취한 시료를 분석해 확인했고, 나머지 7곳은 간접 입수한 미군측의 시료분석 자료를 토대로 추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군측이 기지내 시추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료로간접 확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모든 관정에서의 시료채취와 자유왕래를 보장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을 미군측에 몇차례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밝혔다. 김타균 녹색연합 정책실장은 "미군측은 과거 유류누출로 오염된 토지를 발견할때마다 적절히 처리했다고 시인함으로써 각종 기름오염 사고를 오래전부터 은폐해왔음이 확인됐다"며 미군기지의 유류오염 실태에 대한 전면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또 "지금 진행중인 용산기지 기름오염 사고에 대한 조사는 미군측의 독단적인 조사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군측이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모든 조사과정을 한국측에 공개하고 정보를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