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얼굴을 새겨 넣은 서기 3-4세기 무렵 삼국시대 초기 고대 토기가 도로 확.포장 예정 구간에 포함된 전남 함평군 해보면 대창리 창서마을 유물 산포지에서 발굴됐다. 이 무렵 토기중에 기호를 새겨 넣은 것은 더러 있으나 사람 얼굴을 새긴 것은처음이라고 호남문화재연구원(원장 윤덕향) 발굴단이 9일 말했다. 연구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 6월말까지 창서마을 유물 산포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한 결과 평면 형태가 사각형에 가까운 호남지역의 전형적인 초기 삼국시대주거지 8기를 비롯해 사람얼굴 새김 토기가 확인됐다. 이 토기는 경사면의 퇴적된 흙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바닥 일부만 남은 조각 형태로 수습된 것으로, 이와 관련이 있을 법한 다른 유적이 확인되지 않아 아쉬움이있으나 이들 주거지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발굴단은 보고 있다. 사람 얼굴은 토기 밑바닥에 한쪽으로 치우친 채 어떤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 새겨 놓았으며 정면에서 바라본 것이 아니라 옆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아주 독특한 점은 문제의 이 얼굴 그림이 큰 코에 머리를 뒤로 넘기고 있어 마치 서역 계통 인물을 묘사한 게 아닌가 하는 추정까지 낳고 있다. 발굴 책임조사원인 호남문화재연구원 김건수 학예실장은 이 토기가 제작된 연대에 대해 "서기 3-4세기 무렵에 해당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람 얼굴이 아닌 기호를 새긴 토기로는 호남지방에서는 나주 복암리 고분과 영암 신연리 고분군, 함평 월계리 석계고분 등지에서 나온 바 있다. 한편 이번 얼굴 새김 토기를 출토한 창서마을을 비롯해 해보-삼서 도로 확.포장예정 구간 몇 곳에 대해 호남문화재연구원이 지표조사 및 본격 발굴조사를 실시한결과 서기 5세기 무렵 것으로 생각되는 기와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와에 대해서는 아직 자세한 보고가 되지 않고 있으나 한국 고대 기와 전문가로서 이 유물을 관찰한 김성구 국립광주박물관장은 "호남지역에서는 지금까지 확인된 것중 가장 빠른 삼국시대 기와일 뿐만 아니라 이 무렵 이 지역 기와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김태식 기자 taeshi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