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장에서 물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고 숨을 거둔 김두호(30)씨 영결식이 3일 오전 경기도 안양시 한림대성심병원에서 가족들의 오열 속에 치러졌다. 김씨의 다섯살 난 딸과 10개월된 아들은 영문도 모른 채 엄마(안정애.28)의 울음을 따라했다. 영결식 후 김씨의 시신은 수원시 연화장 화장장으로 옮겨져 화장처리됐다. 그러나 김씨가 목숨을 바쳐 살린 어린이와 부모는 이날까지도 나타나지 않았고 경찰은 그들의 인적사항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김씨의 형 만호(40)씨는 영결식 후 "두호가 어린 아이를 구해낸 뒤 힘이 빠져 파도에 휩쓸려 죽어 가는 걸 수많은 사람들이 생생히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두호가 살린 아이와 부모는 아직까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자취를 감췄습니다"라며 울먹였다. 김원길 보건복지부장관은 이날 오전 안양시 동안구 부림동 공작아파트 508호 701호 김씨 집을 방문, 부인 안씨와 가족들을 위로하고 의사자 예정증서와 보상금 지급예정증서를 전달했다. 의사자로 선정되면 1억2천840만원의 보상금과 자녀 교육비, 의료보호 혜택을 받게 된다. 김장관은 이 자리에서 "김두호씨는 의인(義人)이 없는 요즘 사회, 국민들에게 경종을 울렸다"며 "의롭게 사망한 김씨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우리 사회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장관은 이어 "나도 아버지 없이 자랐지만 아비 없는 아이라는 소릴 듣지 않았다"며 "아이들이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달라"고 부인 안씨에게 당부했다. 한편 두호씨는 지난 1일 오후 4시께 화성시 제부리 해수욕장 매바위 앞바다 100m지점에서 피서를 즐기다 물에 빠진 7∼8세 가량의 남자 어린이를 구한 뒤 탈진하면서 소용돌이 휘말려 실종됐다 2시간후에 숨진 채 발견됐다. (안양=연합뉴스) 강창구기자 kcg3316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