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승의 국고보조금 횡령사건 등으로 시작된 범어사 개혁을 위해 모인 원로스님들이 현 주지를 전격 파문하고 새 주지를 추대, 파문이 예상된다. 범어사 범어문중의 고승이었던 동산(東山)스님(65년 입적) 직계 상좌 원로스님 20여명은 22일 오후 2시 부산 금정구 청룡동 범어사 보제루에서 '범어사 사태 원로스님 긴급회의'를 개최하고 현 주지인 성오스님을 파문시키기로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는 동산 스님 직계 상좌인 범어사 조실 지유스님을 비롯해 능가(내원암 회주), 고산(전 총무원장), 일미(태안사 조실) 등 원로스님 20여명이 36년만에한자리에 모였다. 원로스님들은 이날 회의에서 성오스님 파문에 이어 대성스님을 차기 주지로 추대했다. 이들은 이와함께 비상기구인 '동산 대종사 상좌회'(대표 능가스님)를 구성하고 당분간 범어사의 대소사를 이 곳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다. 원로스님들은 이날 모임이 어자피 초법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종법과 관계없이 동산스님의 뜻을 잇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종법에 따르면 이같은 결정은 산중총회를 거쳐 내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현 범어사 집행부의 강한 반발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범어사는 최근 재무승 최모(45.법명 석호)씨가 문화재보수공사를 하는 과정에서 건설업자 등과 짜고 목재구입비를 과다계상하는 수법 등을 통해 23억여원의 국고보조금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검찰에 구속 수감되면서 범어사청년승가연합이개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내홍을 겪어왔다. (부산=연합뉴스)박창수기자 swir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