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와 시민들은 13일 보건의료노조 소속 간호사와 행정직원 등이 파업에 들어가자 지난해 의사들의 파업에 악몽을 떠올리며 '환자들이 왜 파업에 볼모가 되야 하느냐"며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파업 출정식 등 노조원들의 '집회 소음'에 환자들이 강력히 항의하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경실련 이석연 사무총장은 "이번 의료계 파업에서 민주노총이 내세우는 구조조정 반대 등의 명분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이 있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파업자제를 촉구했다. 이 사무총장은 "노.사.정이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서로토론하고 양보.타협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생활의 불편을 끼치는 장기 파업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병원에 입원치료중인 환자 임상길(55)씨는 "병원파업으로 인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최악의 경우 계획이나 대안은 어떤지 병원도 노조도 전혀 설명하지 않아 불안하다"고 걱정했다. 회사원 한상훈(30)씨는 "지난해 의사파업에 이어 이번에 또 파업이라니 일단 밖에서 보기에는 의료계나 병원쪽 전체가 믿음이 안 간다"며 "서로 양보하고 타협해서빨리 끝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이날 오전 파업출정식이 열린 가톨릭대 강남성모병원에서는 집회소음에 대한 환자들의 원성이 높았다. 노모의 뇌졸중 치료차 병원을 찾은 강모(68)씨는 "가뭄으로 온나라가 고통받고어수선한 상황에서 병원까지 이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다"며 "파업을 하더라도 파업집회 등은 병원밖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음 등으로 인해 환자들이 도저히 견딜 수 없다"면서 "가장 정숙해야 할 병원에서 파업출정식이라니 말이 되느냐"고 반문. 김은영(29.여)씨도 "화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해도 너무하는 것같다"면서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조용히 쉬어야 할 병원이 시장판보다 더 시끄럽고혼란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이 병원노조의 파업이유를 알려고나 하겠냐"면서 "밥그릇 챙기기 보다 환자들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아쉽다"고 일침. (서울=연합뉴스) 김남권.박진형.이귀원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