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민주노총 연대파업에 동참해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키로 해 항공대란에 이어 의료대란 마저 우려된다. 특히 서울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보건의료노조를 이끄는 대형병원들이 파업을선도하고 있어 파업이 조만간 타결될 가능성도 낮아 시민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12일 오후 서울대병원 등 파업이 예고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나 예약환자와보호자들도 파업이 시작될 경우 진료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걱정하는 기색이역력했다. 병원마다 "정말 파업에 들어가는 것이냐" "진료는 하는 것이냐. 수술은 어떻게 되는가"라는 환자나 보호자들의 문의가 병원측에 잇따랐고, 병원들도 비상진료체계 마련에 부심했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전국 지부 116개 병원 가운데 101개 병원이 올 상반기임금과 단체협상을 진행중이며 이중 교섭이 타결된 지부는 12일 현재 조선대 병원과음성성모병원 등 3곳에 불과하다. 특히 13일부터 당장 파업을 시작하는 서울대병원 등 12개 병원이 사측과 계속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이 가운데 해결의 기미가 보이는 병원이 아직 없어 타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의 요구안이 대부분 병원 구조조정 중단과 병원 적정인력 확보, 공정인사제도 확립, 병원 경영투명성 보장, 직권중재 철폐 등으로 병원 인사권과 경영권에 밀접한 관련이 있어 노사간 절충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병원노조들은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이날 오후부터 병원별로 일제히 파업 전야제를 갖고 교섭이 타결되지 않으면 13일 오전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한 뒤 민주노총과 연대파업을 벌인다는 방침이다. 보건의료노조는 그러나 파업돌입후에도 응급실과 중환자실 등 비상시설이나 필수시설 등에는 최소인력을 배치하고 환자불편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병원들도 노조 파업에 대비해 비상진료대책을 세웠다. 서울대병원은 노조인력이완전히 철수하는 입원병실이나 검사실, 외래진료 등은 의사와 비노조원, 간부직원등을 총동원해 환자진료에 나서기로 했고 수술일정도 응급수술 위주로 재편성했다. 경희의료원은 교섭이 결렬될 경우 대책상황실까지 설치해 전면파업에 대비해 환자배식을 도시락으로 대체하기로 하는 등 대처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한양대병원은 노조가 전면파업에 들어가면 응급환자의 경우 구리한양대병원 등으로 환자를 이송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병원들이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경우에 대비해 응급진료체계를 마련해 보건소 등 국공립의료기관을 최대한 가동하겠다"며 "긴급상황이 아니면1.2차 진료기관을 먼저 찾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사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노조가 환자들의 비난과 여론의 압력을 받고 있는데다 사측도 언제든지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막판 타결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반면 13일 파업을 시작으로 14일, 16일, 20일로 예정된 전국의 병원노조 파업이계속 확산될 경우 의료대란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기자 ynayuc@yna.co.kr